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 등은 이날 트럼프가 미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제출한 92쪽짜리 재산공개 내역을 분석해 트럼프 재산을 최소 15억달러, 최대 21억달러로 추정했다. 천문학적 규모지만 평소 자랑하던 재산과는 거리가 멀다. 이에 대해 트럼프 측은 FEC 신고양식의 허점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FEC는 구체적인 재산규모가 아니라 항목별로 '○○달러에서 ○○달러 사이'라는 객관식 답변 가운데 하나를 고르도록 하고 있다. 최대치는 '5,000만달러 이상'이다. 실제 트럼프는 시카고 트럼프타워, 베드민스터에 위치한 트럼프 내셔널골프클럽 등 무려 23개 항목에 대해 '5,000만달러 이상'을 적어냈다.
하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트럼프 재산은 40억달러에 못 미친다는 게 경제전문지 포브스의 분석이다. 가령 트럼프는 자신의 '개인 브랜드와 마케팅 가치'가 33억달러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번 FEC 신고에서 트럼프는 세계 각지의 고급 호텔과 주거용 빌딩, 보드카, 에너지음료 제품에 이름을 빌려주는 대가로 950만달러의 로열티만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번 신고로 베일에 싸여 있던 트럼프의 재산과 수입내역도 처음 공개됐다. 트럼프는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만도 4억5,600만~5억4,30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트럼프는 전 세계 515개 회사의 회장·사장·이사로 등재돼 있으며 391개사는 '트럼프' 이름을 단 회사였다. 연봉은 1만4,222달러에 불과했다. 반면 부동산재벌답게 수입의 절반가량은 각종 개발이익에서 나왔다. 그는 각종 골프코스와 리조트 개발로 4,900만달러, 마이애미에 위치한 '트럼프내셔널도럴' 빌딩으로 4,900만달러, 스코틀랜드의 '트럼프턴베리'로 2,00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또 AT&T, 제너럴일렉트릭(GE), 버라이즌, 월마트, 애플 등의 우량주와 벤처기업 주식을 최소 7,000만달러어치 보유하고 있다. 트럼프는 14권의 저서로 수십만달러의 로열티를 받았고 심지어 미국 영화배우조합으로부터 11만달러의 연금을 받기도 했다. 또 7차례의 연설로 총 190만달러의 강연료를 받았다. 재산 못지않게 부채도 많아 2억6,500만~4억5,000만달러나 됐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