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총선에서는 지역구 한 곳이 국가적 어젠다를 좌우하는 상징성을 띠고 있다.
'자유무역협정(FTA)의 사나이' 김종훈(59ㆍ사진) 전 통상교섭본부장이 출사표를 던진 서울 강남을이다. 한미 FTA 폐기와 재협상을 요구하는 야권의 총공세에 맞서 김 후보는 선봉에서 검을 빼들고 정치 무대에 올라 제2의 인생을 개척하고 있다.
유세에 동행해 먼저 정치 입문 소감을 묻자 그는 "FTA보다 민생을 챙기는 일이 더 중요해졌다. 어려운 일"이라고 답했다. 그가 '강남의 도시 재생'을 1번 공약으로 내세우고 ▦주거와 교육시설 개선 ▦녹색환경과 KTX 고속철이 공존하는 강남 완성 등을 약속한 이유였다. 김 후보는 "재건축ㆍ재개발지역이 많아 주민 관심사가 최근 서울시의 규제 강화에 쏠려 있다" 며 "무리한 규제는 훌륭한 주거단지를 슬럼화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불합리한 공공규제는 오래갈 수 없다" 며 "지역 단위로 랜드마크화하는 개발계획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길거리에서 만나는 사람이면 아이라도 손을 잡고 웃는 보통 정치인이 됐지만 그와 FTA를 뗄 수는 없다. 외교부 공무원이던 시절 외교관의 꽃인 대사 자리도 포기하고 그는 험난한 협상의 대표로 안팎에서 욕을 먹어가며 미국ㆍ유럽연합(EU) 등과 사상 초유의 FTA를 완성했다. 김 후보도 강남 지역 청년일자리 창출과 수준 높은 교육환경 구축에 FTA를 활용할 참이다. 그는 "강남에 FTA 원스톱 지원기지를 세워 해외투자를 적극 유치할 것"이라며 "해외 청년일자리를 알선할 매칭센터를 설립하고 청소년 대상 '글로벌 FTA 드림 캠프'도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의도 입성에 성공해도 첨예한 여야 대립 속에 정치 인생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김 후보는 "저도 '한 성격' 한다"며 웃은 뒤 "제 마지막 열정을 쏟을 기회가 주어진다면 온몸을 던질 뿐"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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