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는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을 증인으로 채택하지 않겠다고 거듭 확인하고, 불필요한 심리를 최소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서울고법 형사4부(문용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최 부회장 측 변호인은 “변경된 예비적 공소사실에 따라 최재원의 역할과 지위가 보조적에서 주도적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예비적 공소사실을 보면 돈을 쓰려는 사람은 최재원인데 김원홍한테 돈을 보낸 사람은 최재원이 아니어서 불분명한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변경된 공소사실은 검사가 그동안 제출한 의견서 내용과 모순된다”며 “김준홍 전 베넥스 대표의 진술과 다른 부분도 있다”고 강조했다.
변호인은 “공소사실 구조가 달라진 만큼 충분히 검토하고 답변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말했다.
최태원 회장 측 변호인도 “새로운 예비적 공소사실을 검토해 입장을 밝힐 시간적 여유를 달라”고 요청했다. 김준홍 전 대표 측은 “의견이 없다”고 했다.
검찰은 이에 “주위적 공소사실이 실체적 진실에 부합한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한다”며 “다만 방어권 보장 등을 이유로 공소장 변경 신청을 요구한 재판부를 존중해 예비적 공소사실을 추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재판부는 지난 23일 변론을 재개하기로 결정한 뒤 27일 공판에서 검찰에 공소장 변경을 요구했다. 주된 범행의 동기나 경위를 보완하라는 내용이었다.
기존 공소사실에서 범행 동기는 ‘최태원 형제와 김준홍이 투자 위탁금과 기존 채무를 유지하기 위한 금융비용을 조달하기 위해’라고 돼 있었다.
재판부는 이를 ‘김원홍의 투자 재개 권유를 받은 최재원이 김준홍에게 자금 조달 방법을 강구하고 최태원의 승낙을 얻어’로 바꾸도록 요구했고, 검찰은 전날 재판부가 요구한 동기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했다.
재판부는 최 회장의 구속만기인 9월 30일 전에 판결을 선고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정한 판결 선고일은 9월 13일이었다.
/디지털미디어부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