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가정의 달을 맞아 행복하고 건강한 가족을 위해 정부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그리고 우리 스스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다시금 생각해본다. 가족은 우리 삶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며 행복한 가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가족을 형성하는 중요한 계기인 결혼식에서 부부는 평생을 함께 할 것을 약속한다. 우리는 매일 가족과 함께 눈을 뜨고 가족과 함께 하루를 마감한다. 또한 멀리 떨어져 있는 가족의 건강과 안부를 묻고 행복을 기원하는 것이 지금 우리의 모습이다. 몇 년 전 국제가족법학회에 참여한 일이 있었는데 유럽이나 미국의 학자들은 한국ㆍ일본ㆍ중국의 가족 유대가 강한 것을 부러워하고 배우고자 하는 것을 보고 우리의 가족을 다시 생각한 적이 있다.
얼마 전 읽은 것인데 아빠가 아기를 15분간 안고 있으면 뇌에서 행복 물질이 배출되는 반면 이성과 바람 피는 물질의 배출은 줄어든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 가족 중에서 아빠가 아이들을 안아주고 같이 놀아주는 시간이 얼마인가. 엄마와 아빠가 자녀와 함께 많이 놀아주고 대화할수록 자녀 교육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상식적인 것이다. 이러한 것은 가족정책에 시사하는 바가 있다. 첫째는 아빠와 엄마들이 자녀와 있는 시간을 늘리기 위해 야근이나 저녁회식 직장문화를 바꾸는 것이고 둘째는 맞벌이 부부가 전체 부부의 절반이 된 상황에서 직장에서 우선시해야 할 것은 이윤창출에 앞서 일가족의 양립이다. 이에 새 정부가 아빠의 달을 만들고 일가족양립정책을 우선시하고 있는 것은 다행이고 이것이 직장 문화를 바꾸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본다.
미래의 가족은 어떨까. 지난해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2030년 한국 가족의 미래모습을 처음으로 예측, 미래가족시나리오를 개발해 그 내용을 제시한 바 있다. 총 5개의 미래가족 시나리오를 갖고 국민 조사를 실시한 결과, 현실과 가장 유사한 시나리오는 '개인가치와 가족생활의 공존 시나리오'로 나타났다. 또한 가장 선호하는 시나리오는 '느슨하지만 친밀한 가족'이다. 즉, 우리나라 국민들은 계층 간 소득 및 생활수준의 차이가 크지 않고 돌봄은 국가서비스를 통해 제공돼 가족 돌봄의 부담이 감소하기를 바라며 가족 공동체적 생활 속에서 개인의 생활이 존중되는 미래의 가족을 선호했다. 이것은 국민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가족을 위해 가족 돌봄에 대한 사회적ㆍ정책적 지원이 더욱 확대되기를 원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 연구가 시사하는 점은 앞으로 돌봄서비스가 강화돼야 한다는 점이다. 가족구성원 대상별 및 생애 주기별 맞춤형 가족돌봄서비스 제공과 함께 가족의 사회적 가치에 대한 인식 개선 등을 통해 가족의 안정성이 확보될 수 있을 것이다.
행복한 가정을 위한 건강한 가정 만들기는 정부의 가족 관련 국정과제 중 하나다. 내용을 살펴보면 가족가치 확산, 생애주기별 부모교육 확대, 가족해체 등 위기가족 지원 강화, 취약가족의 가족기능 회복 및 자립 강화 등의 정책 추진이 포함돼 있다. 특히 가족구성원 간의 유대감과 사랑을 통해 정서ㆍ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하는 기능이 부각될 수 있도록 하는 행복가족 프로그램 운영이 포함돼 있는 것이 눈에 띈다. 2013년 가정의 달을 맞아 행복하고 건강한 가정이 더욱 많아질 수 있도록 정부의 국정과제가 잘 추진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모든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께 제언한다. 5월 가정의 달에는 근무시간 단축이나 10시 출근, 하루나 반나절 휴무 등을 통해 직원들이 자녀를 15분간 안아주는 것뿐 아니라 몇 시간이라도 더 부모ㆍ배우자ㆍ자녀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주실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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