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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일부지역에 몰려 있던 외국인임대사업 영역이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미군이나 주한 외국 대사관이 몰려 있는 서울 용산구 한남·이태원·이촌동 등에서 외국인 대상 임대사업이 활성화돼 있었지만 점차 경기 평택, 인천 송도 등지에서도 외국인임대사업이 활발해지는 추세다. 국제기구, 외국계 기업 유치 등으로 외국인 이주가 증가하는데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있어 수익형 부동산으로서의 외국인임대사업은 더욱 각광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2·26 임대소득 과세 방침 이후 '조세 무풍지대'로 주목 받으면서 외국인 대상 임대사업이 수도권 곳곳에서 활기를 띠고 있다. 1년치 월세를 한꺼번에 받을 수 있는 '선(先)월세'의 장점이 알려진데다 미군 이전지인 평택, 경제자유구역인 인천 송도국제도시 일대 외국인 거주수요가 늘면서 투자자들도 이들을 따라 이동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외국인 수요가 예상됐던 지역이 점차 활성화되면서 현지 중개업소나 컨설팅 업체 등 관련 업종의 진출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며 "최근 총부채상환비율(DTI)·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완화됐고 대출금리도 낮아 외국인임대시장에 유입되는 투자금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미군기지 이전 앞둔 평택 오피스텔 불티=평택의 경우 팽성읍 안정리 일대를 중심으로 외국인임대사업에 뛰어드는 투자자들이 급속히 늘고 있다. 용산·동두천 등 전국 50여개의 미군기지 중 90%가 이전해 확장되는 'K-6캠프 험프리스'가 오는 2016년에 들어설 예정이어서 미군과 군무원, 가족 및 관련 종사자들이 약 8만명가량 유입될 것으로 추산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분양한 '평택 파라디아' 오피스텔의 경우 서울에 모델하우스를 개관한 지 두 달여 만에 320실이 100% 계약 완료됐고 송탄 지역에 들어서는 '화신 노블레스' 오피스텔 역시 1·2차 150실 분양을 마무리 짓고 현재 3차 분양을 준비 중이다. 외국인 임대 전문업체인 미라클KJ의 김기열 대표는 "평택 일대 오피스텔은 분양가가 1억~2억원대로 저렴해 소액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인기가 높다"며 "분양가 5억5,000만~6억원에 달하는 50평형대 빌라 역시 빠르게 팔려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 기업 몰리는 송도 관심 부쩍 늘어=인천 송도는 최근 새롭게 주목 받고 있는 외국인임대사업 투자처다. 국제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춰나가면서 외국인임대사업이 조금씩 활성화되고 있다는 것이 이 일대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지난해 12월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과 세계은행(WB) 한국사무소 등이 입주하면서 외국인 거주수요가 늘어나자 임대사업자들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현재 송도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1,422명선. 아직 절대적인 숫자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외국인 유입이 빠르게 늘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관계자는 "외국계 기업과 국제학교가 추가로 들어올 예정이어서 외국계 임직원, 원어민 교수 등 외국인이 8,000명 정도로 늘어날 것"이라며 "서울 이태원처럼 외국인 밀집지역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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