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뉴욕증시는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1만4,760.31로 0.69% 오르는 등 3개 증시 모두 상승 반전에 성공했다. 이날 발표된 소비ㆍ주택ㆍ생산 등 주요 경제지표가 일제히 예상치를 웃돌며 양적완화 축소 예고에 따른 위기감이 줄었기 때문이다.
또 이날 중국 인민은행이 시중 유동성 경색을 해결하기 위해 돈을 풀 것이라는 소식이 더해지며 독일ㆍ프랑스 등 유럽 증시도 1.5% 안팎의 상승세를 보였다. 아울러 일본을 제외한 대부분의 아시아 증시도 올랐다.
로이터통신은 "주요 지표의 개선은 일단 미국 경제에 긍정적인 뉴스가 될 것"이라며 "지난 두 주간 미국 경제의 개선 징후가 두드러졌다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의장의 판단이 지지를 얻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발표된 6월 소비자신뢰지수는 81.4로 금융위기가 시작된 지난 2008년 1월 이후 5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75.4)와 5월 지수(76.2)를 가뿐히 넘어서는 기록이다.
4월 20개 미 주요도시의 주택 가격도 지난해보다 12.1% 올라 2006년 이래 최대 상승폭을 실현했다. 수출둔화로 경제 부문 중 가장 약세를 나타내온 제조업도 회복기조다. 5월 기업 내구재 주문은 전달보다 3.6% 증가하며 시장 전망(+3.0%)을 상회했다.
연준의 통화정책에 큰 영향을 끼치는 주요 지표들이 대부분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면서 미 경제가 4월을 저점으로 반등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힘을 얻고 있다. 지표개선에 힘입어 기업의 투자심리와 소비심리가 점차 회복돼 올 하반기 미 경제가 성장 가속화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미국의 경기회복세가 경제 구조개혁으로 인한 실질성장이 아닌 연준의 양적완화에 따른 것인 만큼 시장의 출렁임이 다시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포브스는 "연준이 4년 반 동안 양적완화에 나섰지만 인플레이션이 상승하기는커녕 오히려 후퇴했다"면서 "통화거품 위에서 만들어진 '부'는 유동성이 축소되는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문제를 일으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국의 신용경색 우려가 아직 살아 있는데다 유럽ㆍ일본 등 주요 경제권의 상황 역시 밝지 않아 우려를 더한다. 전달 달러화가 주요 통화에 대해 강세를 보인 데도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지속 방침이 미 경제와의 차이를 부각시키며 되레 '유로 매도-달러 매수'를 촉발한 것이 한몫을 했다.
타임지는 이로써 시장의 관심이 더욱 고용지표 개선 여부에 쏠리게 됐다고 평했다. 미국 실업률은 2009년 10%를 고점으로 전달 기준 7.6%까지 하락했다. 연준은 내년 말 실업률을 6.5%로 예상하면서 실업률이 7%에서 6%대로 하락하면 국채매입을 중단하고 5.5%에 다다를 경우 단기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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