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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공사 부채 문제 어떻길래] 뉴타운 땅값 보상하다 빚더미에… 임대 확대로 재무 더 악화

2011년 부채 1조 달해 서울 채무의 67% 차지<br>보유 토지 매각작업도 경기침체로 속도 못내 임대공급 늘리기 부담




5일 이종수 SH공사 사장이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이틀 만에 업무에 복귀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민간 건설 전문가로 박원순 서울시장에 의해 발탁된 그가 취임 9개월 만에 사표를 던진 배경에는 SH공사의 부채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박 시장은 2011년 재보궐선거 당시 임기가 끝나는 2014년 6월까지 서울시의 부채를 7조원으로 줄이겠다고 공약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SH공사의 부채 감축이 절실하다. SH공사의 채무는 2011년 말 기준으로 12조2,672억원(금융부채 기준)으로 서울시 전체 채무의 67%를 차지한다.

◇뉴타운 등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부채 눈덩이처럼 불어나=SH공사가 빚더미에 올라앉은 것은 2005년부터다. 2000년까지만 해도 SH공사는 금융부채가 3,183억원에 불과했다. 부채비율도 65%로 매우 양호했다. 하지만 2005년 2조5,919억원으로 급증한 데 이어 2006년에는 6조5,770억원으로 배 이상 늘었다. 이명박 당시 시장이 뉴타운 개발 공약을 이행하기 시작하면서 은평ㆍ길음ㆍ왕십리 등 시범지구 개발이 본격화돼 토지 보상비가 급증한 탓이다. 이는 고스란히 SH공사의 부채로 잡혔다. 2007년에는 청계천 개발에 따른 이전지인 동남권유통단지에 대한 보상이 이뤄지면서 빚이 8조5,344억원까지 늘었다. 1조7,000억원이 투입된 가든파이브 사업이 분양에 실패,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것도 SH공사의 부채 증가에 한 몫했다.

오세훈 전 시장이 재임하던 2008년부터는 마곡지구와 강일ㆍ마천ㆍ천왕지구 등에 대한 토지 보상이 시작돼 빚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2009년에는 부채가 13조5,671억원으로 늘었고 부채비율이 506%에 달했다. SH공사의 부채 문제가 이슈로 떠오르면서 대대적인 감축 노력을 기울인 결과 2010년 이후 부채비율이 300%대로 떨어졌지만 장기전세주택(시프트)과 국민임대주택 공급 확대로 비금융부채(임대보증금)가 늘어 전체 부채 규모는 여전히 증가세다.

박 시장의 공약대로라면 SH공사는 내년까지 부채를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여야 하지만 실현 불가능한 계획이다. 2011년 4,30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린 SH공사의 같은 해 금융이자는 6,065억원에 달했다.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도 다 못 내는 셈이다.

부채를 줄이려면 보유 토지를 팔아 매출을 올려야 하는데 부동산 경기 침체로 매각 작업도 신통치 않다.



◇임대주택 공급 확대로 재무구조 악화 우려=토지 매각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임대주택 공급을 늘려야 하는 것도 SH공사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박 시장은 임기 내에 8만가구의 임대주택을 지을 계획이다. 다가구 매입임대, 전세임대, 협동조합형 등 공급 방식을 다양화한다고는 하지만 SH공사가 짓는 건설형 임대주택이 주가 될 수밖에 없다. 건설형 임대주택의 경우 1가구당 8,000만~9,000만원가량 적자가 나는 구조여서 SH공사는 지으면 지을수록 손해다. 임대주택 공급 확대와 SH공사의 채무 감축은 서로 배치되는 정책인 셈이다.

마진은 적지만 매출 기여도가 높은 아파트 분양 물량이 크게 줄어든 것도 부채 감축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SH공사의 주택분양 실적은 2010년 5,283가구에서 2011년 1,763가구, 지난해 595가구로 급감했으며 올해도 세곡2지구에서만 분양 계획이 잡혀 있다.

마곡지구처럼 입지 여건이 좋은 지역은 일반분양할 경우 높은 청약률이 기대되지만 서울시는 전체 1만2,143가구 중 절반을 임대주택으로 짓도록 했다. 이마저도 공정률 80%를 넘긴 상태에서 후분양해야 하기 때문에 올해 공급이 힘든 실정이다.

SH공사는 부채 감축을 위해 주변 시세의 75%인 전용면적 85㎡ 이하의 주택 분양가를 다른 주택과 동일한 85% 수준으로 단일화하고 투자자금을 빨리 회수할 수 있도록 주택 분양 시기를 앞당겨줄 것을 서울시에 요구했고 시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SH공사의 한 관계자는 "부채 감축을 위해서는 문정지구와 마곡지구ㆍ신정3지구 등지의 토지가 팔려야 하는데 경기침체로 부지 매각 속도가 더디다"며 "토지 판매를 위한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부채 감축을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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