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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권에서 시공사 교체에 나서는 재건축 및 리모델링 단지가 잇따르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회복되면서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조합들이 그동안 협의에 소극적이거나 경영난을 겪고 있는 일부 건설사들과 결별하고 새로운 파트너를 물색 중이다.
10일 강남권 재건축·리모델링 조합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강남구 개포동 대청아파트 리모델링 조합은 이달 중 시공사 재선정을 위한 입찰을 받을 예정이다. 이번 시공사 재선정은 지난 2007년 맺은 A건설과의 가계약을 해지한 후 이뤄지는 것이다. 조합 측은 "기존 시공사가 사업을 적극적으로 돕지 않아 결국 계약을 해지하고 새로 시공사를 찾게 됐다"고 설명했다.
강동구 상일동 고덕주공6단지 재건축 조합도 현재 시공사 교체 수순을 밟고 있다. 조합은 지난달 초 총회를 열어 D건설과의 계약 해지를 의결했다. 이곳 역시 기존 업체가 사업 추진에 미온적이었다는 것이 시공사 교체의 이유다. 조합은 이달 초 현장설명회를 연후 시공사 재선정에 나설 방침이다.
이미 시공사 교체작업을 끝낸 단지도 있다. 서초구 잠원동 한신6차 아파트다. 이곳은 D건설과의 시공계약을 지난해 3월 해지했고 지난 7월 GS건설을 새로운 시공사로 맞아들였다. 한신6차의 경우 D사의 신인도 하락이 계약 해지의 주된 이유로 전해졌다.
강남권의 잇따른 시공사 교체 바람은 부동산 경기가 개선되는 과정에서 사업에 속도를 높이기 위한 조합 측의 시도로 풀이된다. 그동안 협의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던 시공사를 바꾸고 좀 더 유리한 조건을 만들겠다는 포석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존 시공사와의 계약 해지 과정에서 갈등도 빚어지는 모습이다. 신반포6차의 경우 D사가 '주민총회 결의 무효확인' 및 '시공사 지위확인소송' 등을 낸 바 있다. 올 들어 계약을 해지한 대청아파트와 고덕주공6단지 역시 시공사가 현재까지 투입한 비용을 받아내기 위해 조합과 법적 공방을 치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조합이 그동안 들어간 대여금을 쉽사리 돌려주진 않을 것이기 때문에 소송을 피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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