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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을 위한 CEO 특강] 조재홍 KDB생명 사장

"꿈 포기 안하면 길은 반드시 있어… 작은 실천부터 하세요"

"성공한 사람은 어떤 모임이든 앞자리 앉아

관찰력 갖고 남의 말 경청하며 미소로 화답

대단한 것 아니어도 자신의 희망 써보고

내일 또는 1년후 무엇을 할지 생각해보길"

조재홍 KDB생명 사장이 19일 경북 경산 영남대에서 열린 '미래를 준비하는 대학생을 위한 CEO 초청 특강'에서 학생들에게 '에너지의 원천'에 대한 강연을 하고 있다.
/경산=이호재기자


19일 오후3시 영남대 상경관 208호. 200개가 넘는 책상이 빈자리 하나 없이 빼곡히 찼다. 곧 이어 조재홍 KDB생명 사장이 강의실에 입장했다. 박수가 터져나왔다. 그가 모교를 찾은 것은 졸업 후 40년 만. 오랜 시간 켜켜이 쌓인 설렘 탓이었을까, 아니면 한참 어린 후배들과의 조우가 주는 긴장감 탓이었을까. 그의 얼굴은 상기돼 있었다.

조 사장은 강의 시작 전 기자를 만난 자리에서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한된 시간을 걱정했다. 예정된 시간은 1시간이었지만 질의응답시간을 감안하면 그에게 허락된 시간은 40여분 정도. 그는 대신 스스로 강의자료를 만들어 준비했다. 밑줄이 가득하고 군데군데 메모가 삽입된 강의자료는 얼개가 촘촘했다.

조 사장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후배들에게 다가섰다.

"해군 장교로 군 복무를 했습니다. 어느 날 정훈참모실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저보고 대뜸 '앞으로 희망이 무엇이냐'고 묻더군요. 제가 학보사 활동을 했는데 제 꿈은 기자라고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제가 기자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 이면에는 사회 리더가 되고 싶다는 희망이 있었습니다. 그 희망이 지금의 제 모습을 만들었습니다."

이어진 그의 강의는 질문으로 가득 찼다. 조 사장은 역사에서 찾아낸 여러 기록들을 들려주며 희망과 성공에 대해 후배들에게 질문했다.

"피타고라스가 어느 날 질문을 받았습니다. '당신은 어떤 사람입니까.' 피타고라스는 그에게 운동경기장 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운동장에 오는 사람은 4가지 부류가 있다. 운동경기를 하는 사람, 경기장을 방문한 사람에게 물건을 파는 사람, 경기를 즐기러 온 사람, 그리고 그냥 구경하러 온 사람이다.' 여러분은 어떤 부류의 사람입니까."

그는 답을 듣기 전에 동독의 국경수비대 이야기를 들려줬다.

서방세계가 극한의 이념대립으로 맞섰던 냉전 시대, 동독으로 입국하기 위해서는 국경수비대를 거쳐야만 했다. 동독수비대는 입국자들에게 3가지 질문을 던졌다. 질문은 간단했지만 정작 '당신은 누구냐'라는 질문에 답을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국경수비대는 이런 사람은 반드시 잡아갔다.

"지금 이 강의실에도 학점을 따려고 온 사람이 있고 선배의 말을 경청하러 온 사람이 있습니다. 그저 시간 때우러 온 사람도 있고요. 여러분 스스로 써보세요. 당신은 누구고, 여기에는 왜 왔고, 지금 어디로 갈 건가요. 국경수비대가 잡아간 사람은 자신의 정체성조차 모르고 있었습니다. 알고 있다면 주저 없는 답이 나왔을 것이고 그는 동독에 입국했을 거예요. 여러분에 대한 답은 여러분이 갖고 있습니다."



곧 이어 동영상 한편이 상영됐다. 윌 스미스 주연의 '행복을 찾아서'라는 영화의 편집본이었다. 이 영화는 크리스 가드너라는 월가의 입지전적인 인물을 다룬 전기 영화다. 경제난이 극심하던 1980년대 노숙자 시설을 전전하던 가드너는 '남이 할 수 있다면 나도 할 수 있다'는 희망 하나로 억만장자로 거듭났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 크리스 가드너가 말한 'I'm homeless, but hopeles(나는 노숙자이지만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입니다. 추상명사인 희망을 이보다 압축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까요? 희망은 에너지의 원천입니다. 희망을 품은 사람은 어떤 역경이든 극복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희망을 갖고 있습니까."

정체성에서 시작된 질문은 희망을 거쳐 성공으로 이어졌다. 그는 신입사원들에게 반드시 들려준다는 성공한 사람들의 4가지 특징을 들려줬다.

조 사장에 따르면 성공한 사람은 어떤 모임에서든 앞자리에 앉는다. 제일 먼저 오면 전략적인 자리를 차지할 수 있고 뒤이어 입장하는 사람(경쟁자)들을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성공한 사람은 걸음걸이도 빠르다. 일을 미루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리고 집중한다. 관찰력을 갖고 남의 말을 경청한다. 마지막으로 늘 웃는다. 미소로 화답하니 주위에 사람이 모인다.

"이런 행동은 희망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발견할 수 있어요. 찡그리면 겁을 낼지는 모르지만 자신에게서 멀어집니다. 크리스 가드너는 막막한 신세에도 늘 고객을 웃음으로 대했어요. 피를 팔아 한 끼 식사를 해결하면서도 현실에 무릎 꿇지 않고 맞서 나아갔습니다. 그렇게 자신의 꿈을 지켜냈습니다. 포기하지 않으면 길은 어딘가에 반드시 있습니다."

그는 마지막으로 실천의 힘을 강조하며 후배들에게 들려주는 성공방정식을 끝마쳤다.

"여러분, 이 강의가 끝나면 무엇을 할 건가요. 또 어디로 갈 건가요. 작은 실천부터 해보세요. 자신의 희망을 써보세요. 대단한 희망이 아니어도 됩니다. 내일은 무엇을 할 것이고 1년 후엔 무엇을 할 것인지부터 생각해보세요. 그리고 성공한 CEO 연습을 해보세요. 저의 마지막 당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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