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비상… 전세계 엄청난 위기 닥치나
"중국, 투자 버블 터진다" 경고음값싼 노동력 빠르게 주는데 경제규모 절반 투자에 의존성장 모델 전환 안하면 세계경제 위기 부를수도
신경립기자 kls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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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보다 '양'에 의존해온 중국의 성장 모델이 붕괴될 수 있다는 위험 경보가 동시다발적으로 울리고 있다. 지금까지 성장을 견인해온 값싼 노동력이 지난해를 기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구조변화를 요구하고 있는데도 중국은 경제규모의 절반가량을 과잉투자에 의존해 자칫 중국의 투자 버블이 터져 세계경제에 또 한차례 위기를 몰고 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 1월31일(현지시간) 세계경제의 85%를 차지하는 주요 32개 경제국 가운데 중국의 과잉투자 위험이 가장 높다고 경고했다. S&P 보고서는 "중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투자 비중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국가"라며 성장을 투자에 의존하는 중국경제의 취약성을 지적했다. 과다한 투자가 생산성 하락으로 이어져 투자손실이 누적되면 거품이 붕괴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집계에 따르면 중국의 GDP에서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2년 37%대에서 2011년 현재 48%를 넘어설 정도로 불어났다.
테리 찬 S&P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투자 사이클 하락은 중국경제뿐 아니라 중국 수요에 의존하는 많은 국가들과 글로벌 상품 가격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S&P는 32개국 가운데 상품 수출국인 브라질ㆍ캐나다ㆍ인도ㆍ인도네시아ㆍ남아프리카공화국ㆍ프랑스ㆍ베트남 등도 투자 '중위험국'으로 분류했다.
중국의 과잉투자에 대한 우려는 지금까지 막연한 리스크로만 여겨졌던 중국 노동인구 감소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전되면서 보다 현실적인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IMF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 고성장의 원동력이 됐던 저임금 노동력이 줄어들며 2020~2025년 중국이 노동과잉국에서 부족국으로 돌아서면서 '루이스 변곡점(Lewis Turning Point)'을 맞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루이스 변곡점은 노동집약적 산업에 의존해온 개발도상국의 경쟁력이 급격히 악화하는 경제발전 단계를 일컫는 개념이다. IMF는 풍부한 노동력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중국에서 잉여노동력이 사라지는 이 시기에 이르면 가파른 임금상승과 수익축소ㆍ투자감소가 불가피하지만 이를 피하기 위해 중국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견해를 제기했다.
IMF 이코노미스트인 미탈리 다스와 파파 엔디아는 "중국은 경제ㆍ사회적으로 심오한 결과를 초래할 인구학적 변화를 목전에 두고 있다"며 "중국은 투자규모를 줄이되 더 나은 자본에 투자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집중적인(intensive)' 성장 모델로 전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어떤 노력도 시점을 5년 정도 늦추는 효과밖에 기대할 수 없어 결국 시진핑 집권기에 중국은 루이스 변곡점에 진입할 것이라고 이들은 경고했다.
실제 중국 국가통계국은 최근 지난해 15~60세 노동인구가 전년 대비 345만명 줄어든 9억3,700만명을 기록했다고 발표, 당초 당국이 예상했던 노동인구 감소시기가 1년가량 앞당겨졌음을 확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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