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태 민주당 최고위원이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전 대선 후보에게 날린 '작심 비판' 발언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국정원 사태 및 북방한계선(NLL) 논란으로 여야가 격하게 대치하고 있는 와중에 당내 분란을 자초할 수 있는 말들을 쏟아낸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조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문 의원이 '우리 당이 당원중심주의로 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옳은 방향이 아니다'라는 요지의 말씀을 하셨는데 참으로 유감스러운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16일 기자들과의 산행 자리에서 문 전 후보가 김한길 대표의 당 혁신안과 관련, "국민참여경선 등을 다 잘라버리고 당원 중심으로 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옳은 방향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한 발언을 닷새가 지난 이날 다시 끄집어낸 것이다.
조 최고위원은 "이제 대통령 후보가 아닌 국회의원 문재인으로서 국민 복리와 미래를 위한 지역현안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질 것을 부탁한다"고 '훈수'를 두기도 했다.
조 최고위원의 작심 발언이 이어지자 현장에 있던 관계자들은 당황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국정원 사태 및 새누리당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관련 발언 공개 등으로 비상시국임을 감안하면 부적절한 발언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발언을 듣고 있던 일부 당직자들이 실소(失笑)한 것을 두고 조 최고위원은 비공개회의에서 크게 역정을 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의 한 지도부 인사는 "조 최고위원이 원래 돌출행동이 잦았지만 요즘처럼 위중한 때 그런 식의 발언을 하는 것은 당의 단일대오가 필요한 현재 상황에서 적절하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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