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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시장 속도 못 맞추는 금투협


올해 초 오승환의 일본프로야구 진출을 앞두고 국내 야구인들 사이에서는 오승환의 투구 동작이 일본에서 보크로 인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국내 야구인뿐만 아니라 일본 언론에서도 오승환의 투구 동작을 문제 삼았다. 겉으로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오승환 본인도 내심 걱정했을 것이다.

이 논란은 일본 심판기술위원장의 한마디로 일단락됐다. 일본 심판기술위원장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오승환의 투구 동작에 대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이후 국내 전문가나 일본 언론 누구도 오승환의 투구 동작을 문제 삼지 않았다.

오승환의 보크 논란과 일본 심판기술위원장의 빠른 판단은 우리 금융투자 업계에도 시사점을 준다. 지난해 CJ E&M 사태 이후 증권가의 정보교류는 극도로 위축됐다. 비대칭적 정보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취하는 세력을 근절하겠다는 금융당국의 취지는 백번 이해한다. 증권사 연구원들도 이제 비대칭적 정보제공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CJ E&M 사태 이후 정상적인 정보교류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이는 금융투자협회 차원의 정보제공 가이드라인이 없기 때문이다. 협회 차원의 가이드라인이 없다 보니 연구원들은 사내 준법감시실의 허락하에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준법감시실은 속성상 정보제공 문제와 관련해 상당히 보수적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연구원들의 정보제공 활동은 과거에 비해 현격하게 제한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불구하고 금투협은 여유로워 보인다. 지난 12일 서울경제신문은 금투협이 곧 정보제공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당시 금투협의 한 관계자는 3일 이내 정보제공 가이드라인이 나온다고 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바로 그날 오후 금융당국과의 협의가 필요해 조금 더 시일이 걸릴 것 같다고 말을 바꿨다. 이후 몇 차례 더 확인전화를 걸었지만 정보제공 가이드라인은 여전히 깜깜무소식이다.

이 같은 금투협의 태도에 증권사 연구원들은 애초에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며 그럴 줄 알았다는 반응이다. 금투협의 존재 의미가 궁금해지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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