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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말 종료될 예정이었던 수도권 매립지의 사용기한이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또 서울시와 환경부가 보유한 수도권 매립지 소유권이 인천시로 넘어가게 됐다.
9일 환경부 등에 따르면 윤성규 환경부 장관과 박원순 서울시장, 유정복 인천시장,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이날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수도권매립지 관련 4자협의체 회의를 열고 인천시가 요구한 선제조건을 수용하기로 합의했다. 인천시는 그동안 수도권매립지의 사용 기한을 오는 2016년 종료해야 한다는 기존 원칙을 고수하면서 협상을 위해서 선제 조건에 합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날 4자협의체에서 인천시의 선제조건을 전격 수용하면서 수도권 매립지 사용은 사실상 연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합의문에 따르면 서울시(71.3%)와 환경부(28.7%)는 매립지 지분을 인천시에 모두 이양하고 환경부 산하 공기업인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를 인천시로 이관하기로 했다.
또 매립지 주변 지역 개발도 약속했다. 인천도시철도 1호선과 서울도시철도 7호선을 연장하고 테마파크 조성과 검단산업단지 환경산업 활성화, 체육시설 이용 프로그램 개발, 교통 확충을 약속했다. 이와 함께 폐기물 반입 수수료의 50%를 가산금으로 징수해 인천시 특별회계로 전입한 뒤 주변지역 환경 개선에 사용하기로 했다.
이번 합의로 인천시가 얻는 경제적 이익은 상당하다. 수도권매립지 부지 1,541만㎡의 자산가치는 현재 1조5,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 매립지는 지금은 쓰레기 매립장이지만 매립이 종료되면 녹지 조성이나 자연에너지 시설유치 등 주민을 위한 친환경시설로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폐기물관리법상 사후관리 기간인 20~30년이 지나면 새로운 형태의 개발도 가능하다. 인천시로서는 매립지 부지를 손에 넣게 됨으로써 인근 테마파크와 레저단지 개발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 관계자는 "인천시가 요구한 선제조건에 합의했으니 인천시에서 수도권 매립지 사용기한 연장을 위한 논의를 제안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상반기 내에 수도권 매립지 연장에 대한 합의를 종료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사용 연장 합의를 눈앞에 두고 있다는 자신감이다. 서울시 역시 "서울시가 대승적인 결정을 내렸으며 이는 수도권 매립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번 선제조치 합의를 통해 사실상 사용 연장에 한발 더 다가간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인천시의 속사정은 아직 복잡하다. 인천시는 우선 이번 합의를 계기로 매립지 사용 연장을 결정해야 하는 공을 넘겨 받았지만 시민단체의 반발이 만만찮다. 실제로 이날 발표 이후 인천 지역 시민단체들은 즉각 반발했다. 정경옥 매립종료 인천시민 투쟁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조만간 인천시청 앞에서 항의집회를 하는 등 연장을 막기 위해 총력을 펼치겠다"고 말했으며 김용식 인천시서구발전협의회 회장은 "사용기한 연장은 주민에게 또다시 고통을 안기는 일"이라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유 시장 스스로 2016년 매립지 사용중단을 지난해 6·4 지방 선거 공약으로 내세웠던 점도 부담이다. 인천시가 이날 합의 이후 "선제적 조치가 관철된 점은 고무적으로 생각하고 결과에 대해 환영한다"면서도 정작 연장에 대한 언급이 없었던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4자 협의체는 합의문을 작성하는 과정에서도 인천시의 부담을 고려해 '연장'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인천시가 수도권 매립지 연장을 전제 조건으로 선제적 조치를 받아들인 점과 인천시가 선제적 조치 수용을 위한 협의체 구성을 먼저 제시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인천시도 2016년 매립지 이용 종료에 유연한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인천시를 비롯한 4자협의체는 앞으로 협상과정에서 매립지 주변 주민들을 달랠 수 있는 방안을 구체화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도권 매립지는 인천국제공항에 인접하고 경인아라뱃길이 지나고 있어 지원이 있을 경우 국제적인 관광 단지로 거듭날 수 있다고 인천시는 보고 있다. 이번 합의문에 인천도시철도 1호선과 서울도시철도 7호선 연장, 테마파크 조성 등이 포함된 것도 인천시가 이 같은 관광단지 육성 지원을 끌어내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더욱이 수도권매립지 관리공사는 현재 수도권매립지 1공구 일대 515만㎡(약 156만평)를 체류형 복합테마 리조트로 개발하기로 하고 5조1,200억원이 투입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르면 오는 상반기 안으로 외국 투자가인 미국의 MGM 등 4개 업체와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번 합의로 수도권매립지 관리공사 운영권은 인천시로 넘어가게 된다.
4자 협의체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이번 합의문에 명기한 지원책의 구체적인 이행방안을 마련하는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명시적으로 연장이라는 표현은 없지만 매립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전했다.
한편 수도권 매립지 사용연장 협상은 인천시는 매립지 조성 당시 계획대로 2016년 사용 종료 원칙을 고수한 반면 서울시와 경기도는 2044년까지 연장 사용하자고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인천=장현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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