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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리포트] 갈 곳 없는 소형 펀드 동유럽·프런티어 마켓 기웃

시장규모 작고 정정 불안… "신흥국만큼 위험" 지적도

신흥시장에서 빠져 나온 글로벌 자금이 동유럽 등 일부 신흥국과 중동ㆍ아프리카 등 프런티어 마켓으로 들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들 시장은 브릭스(Brics) 등 기존의 신흥국을 대신하기에는 규모가 너무 작은데다 정정불안 등의 리스크가 크다는 게 월가 투자가들의 고민이다.

자산 운용 규모가 360억 달러인 레코드커런시매니지먼트의 자비에르 코로미나스 수석 투자 전략가는 "올 2ㆍ4분기에 헝가리 포린트화와 폴란드 즐로티화로 표시된 채권을 사들였다"며 "중부유럽과 동유럽은 신흥국 내에서 상대적으로 안전 자산"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3개월간 이른바 '버냉키 쇼크'에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이머징마켓 지수가 7.5% 급락한 반면 중부ㆍ동유럽 증시는 1.2% 상승했다. 또 이들 지역의 달러화 대비 통화 가치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뱅크 오브 뉴욕 멜론의 자회사인 스탠디스의 케틸 버컬랜드 선임 애널리스트도 "지난 반년간 폴란드 즐로티를 사들이고 있다"며 "독일이 더 많은 폴란드 상품을 사들이면 즐로티화가 더 강세를 띨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의 자산 운용 규모는 150억 달러 정도다. 이처럼 동유럽 지역에 글로벌 자금이 몰리는 이유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경기 회복의 최대 수혜자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탓이다.

갈 곳 없는 월가의 소규모 자금은 프론티어 시장으로도 몰리고 있다. 카타르, UAE, 쿠웨이트, 나이지리아 등 25개 국가로 구성된 MSCI 지수는 올 들어 15%나 뛰었다. MSCI 세바스티안 리블리히 지수관리 책임자는 "프론티어 마켓은 내수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어 최근 글로벌 위기의 영향을 덜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들 동유럽이나 프론티어 지역은 틈새 시장에 불과하고 투자 위험도 신흥국 못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조3,000억 달러를 운용하는 웰스파고어드바저의 폴 크리스토퍼 수석 국제전략가는 "연준이 출구전략을 시행하고 유럽 재정위기가 또 다시 타오르면 동유럽을 비롯한 신흥국 전반이 위태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프린티어 시장도 마찬가지다. 리블리히 책임자는 "프린티어 지역은 고령화, 정치불안이라는 양대 리스크를 안고 있다"며 "기회가 많은 만큼 투자 위험도 크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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