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급등한 중국 주식과 관련 상품투자에 대한 '경계경보'가 내려졌다. 일부 증권사들은 중국 주식에 대한 신규 투자를 줄이라고 권고했으며 중국 관련 상품을 추천 목록에서 제외했다.
중국 증시는 상하이종합지수가 1년 만에 114%나 상승하는 등 단기 급등세가 이어지면서 이달 들어 과열 논란에 휩싸인 상태다. 상하이증시는 지난 4~8일 사이 6% 가까이 하락했다. 중국 정부 당국의 과열 우려 표명에다 신주 발행 부담 등이 겹친 탓이었다. 반면 10일 인민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조치가 나오자 4% 오르는 등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상태다.
중국 증시에 대한 가장 큰 우려는 중국 증시가 기업들의 펀더멘털은 좋아지지 않은 채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유동성 유입과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만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상하이 A주의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이 15.5배로 1년 전보다 2배 높아진 반면 중국의 올해 1·4분기 제조업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7% 줄어든 1조3,000억위안으로 기업 실적은 둔화되고 있다. 14일 발표된 중국의 올해 1~4월 산업생산 증가율도 2009년 이래 가장 낮은 6.2%(전년 동기 대비)에 그쳤으며 앞서 발표된 1·4분기 경제성장률은 7.0%로 하락한 상태다.
국내 증권사들도 잇따라 중국 증시에 대한 과열 주의보를 내놓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 12일 보고서를 통해 "중국 주식시장에서 잠시 떠나 있을 것을 권한다"고 밝혔다. 김도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중국 주식시장은 정상적인 상식에 근거해 투자가 이뤄지는 시장이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며 "지난해 11월~올해 1월과 같은 저평가 국면도 아니고 3월 중국 전인대 이후 대두됐던 정책 관련 종목과 같은 눈에 띄는 테마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이와 함께 중국 증시의 신용잔액이 하루에 100억위안 꼴로 늘어나 1조8,000억위안에 달하는 점을 들어 투기적 성격이 강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NH투자증권도 최근 중국주식에 대한 투자비중을 기존 '확대'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강현철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중국 증시가 급등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기업들의 실적이 턴어라운드할 징조가 보이지 않는다"며 "경기·실적·수급 등 모든 요소가 불안한데 주가가 지나치게 앞서 간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동부차이나본토RQFII(주식)' '신한BNPP중국본토 RQFII(주식)' '신한BNPP중국본토 중소형주RQFII(주식)' '한국셀렉트중국본토ETF(주식-재간접)' 등 펀드 4종과 후강퉁(상하이증시-홍콩증시 교차거래) 및 중국주식 관련 랩(Wrap), 중국 상장지수펀드(ETF) 신탁 1종을 이달의 추천상품 목록에서 제외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중국본토시장 거래 지표들이 단기간 내 역사적 고점에 도달하며 투기화의 징후가 목격됐다"며 "장기적 상승세는 유효하지만 단기 조정 가능성 높아짐에 따라 이익 실현 후 재진입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중국 증시의 조정국면은 단기적으로 끝날 가능성이 큰 만큼 투자 비중을 줄일 필요가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중국 증시의 조정국면에 대해 "정부 정책의 영향력이 큰 중국 증시 특성상 정부의 스탠스와 참여자의 심리 모두 기본적으로 변하지 않았다"며 "조정국면은 투자의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 펀드의 주간 수익률은 마이너스로 반전됐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11일 기준으로 설정액 10억원 이상 공모형 중국주식형펀드의 1주일 평균 수익률이 -2.63%를 나타냈다. 최근 1개월과 3개월간 각각 1.38%, 22.80%의 수익률을 올렸던 것과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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