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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레이크, 비즈니스온 공개매수 돌입…상폐 목표 [시그널]
증권IB&Deal 2024.08.12 05:50:00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가 최근 인수에 성공한 비즈니스온(138580)커뮤니케이션 공개매수를 추진한다. 약 1043억 원을 들여 공개매수에 성공한 뒤 상장폐지 시키겠다는 목표다. 락앤락, 커넥트웨이브, 제이시스메디칼 등 최근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보유한 기업들을 비상장화하려는 트렌드가 확대되는 양상이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스카이레이크는 이날부터 다음달 2일까지 22일간 비즈니스온 보통주 657만 9452주(28.94%)를 대상으로 공개매수를 진행한다. 비즈니스온의 1개월 평균 주가 대비 17.9% 프리미엄이 가산된 1주당 1만5849원을 책정했고, 최대 1043억 원을 투입하게 된다. 공개매수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스카이레이크는 공개매수 기간 중 응모한 주식의 물량 전부를 응모율에 관계없이 매수할 예정이다. 공개매수 목표 물량 성공시 약 99.59%(2263만 8049주)를 확보하고 상폐시키게 된다. 스카이레이크는 상폐를 통해 유연한 경영활동과 신속한 의사결정으로 기업 경쟁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완전자회사로 편입한 이후에는 비즈니스온과 그 자회사에 대한 책임경영 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사업별 전문화와 경영 효율성도 꾀하게 된다. 앞서 스카이레이크는 지난달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개인 주주 지분 포함)와 비즈니스온 지분 70.5%(1606만주)를 2545억 원(주당 1만 5850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했다. 공개매수 가격도 인수가와 같다. 기업가치는 약 3800억 원으로 평가했다. 지난 2007년 설립돼 전자세금계산서 솔루션 시장 1위인 비즈니스온은 전자계약·통합관리(매입통합), 지능형 빅데이터 서비스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스카이레이크는 이상일 사장 주도로 티맥스소프트에 투자해 테크기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고, 비즈니스온을 인수하는 결정으로 이어졌다. -
[백상논단]결단이 필요한 시점
오피니언사외칼럼 2024.08.12 05:30:00한국 경제가 살아날 수 있는가? 한국 경제의 기적을 만든 인재들이 퇴직하고 있다. 저출산으로 인구는 줄어들고 젊은 세대는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를 찾는 데에 어려움을 겪는다. 1987년 체제 이후 불공정한 노동 정책으로 경제는 저성장의 늪에 빠졌다. 일반적으로 민법 제760조 공동불법행위자의 책임 규정에 따라 불법행위자 각각이 공동불법행위로 인한 전체 손해에 대한 책임을 진다. 거대 야당은 ‘노랑봉투법’으로 법 원칙을 무너뜨리고 불법행위에 특별한 대우를 해주는 정의롭지 못한 사회를 만들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무책임한 최저임금 정책의 부작용이 아직도 남아 있는 상황에서 특권적 노동운동이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시대착오적인 대기업 규제는 글로벌 경제 전쟁에서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정치가 기업 경영권을 흔들고 불확실한 사업 환경을 만들어 장기적 투자의 발목을 잡고 있다. 단기 투자자들의 놀이터가 된 자본시장에서 기업들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납품단가연동제’도 물가 상승의 주범으로 작용했으며, 취지와는 달리 납품단가 하락기에는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다. 소비자 부담을 줄이겠다면서 정권마다 통신비 인하를 이야기했지만, 가격 통제로 인해 통신사업자들은 설비 투자를 주저했다. 그 결과 서울 종로구에서도 많은 수의 소비자가 광케이블 인터넷 서비스를 받지 못한다. 가격 통제로 공기업들의 부채는 불어났고, 엉뚱한 국민의 부담만 늘었다.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서 경제가 성장하려면 시스템 효율화로 생산성이 증가해야 한다. 정부는 저출산을 핑계로 기업의 부담을 늘리고, 규제는 강화하면서 경제 시스템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대외적 환경도 악화하고 있다. 반도체를 제외한 거의 모든 산업에서 중국과 경쟁하고 있다. 중국의 위협으로 한국의 전통산업과 가전산업은 무너졌으며 이제 자동차·조선·철강·화학 등의 산업이 위협받고 있다. 반도체와 배터리 등 새로운 성장 동력에서도 중국이 쫓아오고 있다.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산업 생태계와 혁신시스템을 강화하는 정책은 보이지 않는다. 당연하게 세계 일류가 되는 것도 아니며 당연하게 현재의 지위를 계속 유지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미국의 글로벌 위험 통제 능력이 떨어지고, 우리나라는 글로벌 위험에 수동적이다. 가치 동맹의 실질적 효과가 구체화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공급망 문제와 러시아에 좌초된 자산의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국제문제가 산적해 있다. 사면초가의 한국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와 용기가 필요하다. 익숙한 규제를 재검토하고 기업들이 활발하게 기업활동을 할 환경을 만드는 것은 쉽고도 어렵다. 기업의 핵심은 인재이고, 인재들이 경제를 이끌기 위해선 노동문화를 바꿔야 한다. 노동문화를 바꾸기 위해서는 열심히 일하는 근로자 위에서 군림하는 노조문화를 바꿔야 한다. 무기 대등의 원칙에서 임금과 근로조건 등 근로자 계약의 노사간 자율성이 강화돼야 한다. 열심히 일한 근로자가 대우받는 공정한 노사관계 확립이 노동문화의 개혁이고 경제 성장의 기초다. 공직사회의 개혁도 시급하다. 탈원전을 주도한 공무원들이 정권이 바뀐 다음에도 핵심 정책을 담당하고, 전 정권에서 연금개혁의 발목을 잡은 공무원들이 연금개혁을 담당하는 웃픈 이야기가 현실이다. 공기업과 협회에 퇴직 공무원들이 자리를 잡아 관치 경제를 운영하는 한 기업정책과 산업정책의 개혁은 요원하다. 공직사회의 개방성을 높여야 한다. 산업정책의 핵심은 기업이 혁신생태계를 만들고 산업의 혁신을 주도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 전략을 만드는 것이다. 혁신생태계에서 대학과 기업, 그리고 자본시장이 유기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제도 개혁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도 글로벌 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 식량과 에너지, 그리고 원자재 등이 원활하게 공급되고 시장이 확보되도록 가치 동맹국과의 협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어느 것 하나 쉬운 일은 없지만 지금 개혁하지 않으며 우리 경제는 고사한다. 뚝심으로 개혁에 나서자. -
"日 정유업계 사례 참고…한국도 산업 구조 재편해야"
경제·금융경제동향 2024.08.12 05:30:00일본의 산업 구조조정을 참고해 국내 석유화학 업계에 대한 구조 개편 정책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과거 20곳가량 난립했던 일본 정유 업계가 메이저 3곳으로 통합된 점을 참고해 국내 석유화학 업종도 인수합병(M&A)을 원활히 하도록 촉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울경제신문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입수한 산업연구원의 ‘2024년 경제 분석 및 산업통상자원 정책 방향 연구’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일본 사례를 벤치마킹해 산업의 구조 전환을 시작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이 보고서는 산업부가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산업연·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 국책연구기관과 민간 협회·경제연구소 전문가를 초빙해 지난해 10월부터 여섯 차례 개최한 간담회를 요약한 문건이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정유 업계 구조조정 사례를 언급했다. 일본은 내수 위축, 정제 시설 과잉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 주도로 업체 간 M&A, 정제 시설 고도화, 소규모 설비 간 통합에 나섰다. 그 결과 20곳가량의 크고 작은 정유 기업이 난립했던 일본은 에네오스홀딩스·이데미쓰고산·코스모에너지홀딩스 등 3강 체제로 재편됐다. 일본 최대 정유 업체 에네오스홀딩스는 3위 도넨제너럴석유를 합병했고 2위 이데미쓰고산도 쇼와셀과 주식 교환 방식으로 합병한 바 있다. 정부에서도 석유화학 업계 구조조정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 적용을 통해 M&A를 돕는 안이 거론된다. 최근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보조금 지급 정책으로 한국 첨단 기업들이 국내 투자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미국에는 구글·애플·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수요처, 실리콘밸리의 연구개발(R&D) 역량 등이 존재한다”며 “한국 반도체 기업이 미국의 보조금 지원에 힘입어 국외 투자를 대거 늘릴 경우 국내 생태계에는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이어 “우리 정부의 재정 여건과 국민들의 대기업 지원 정서를 고려하면 (국내에서) 보조금 정책 도입은 사실상 어렵다”며 “장기간 투자 지연을 유발하는 전력·용수 인프라 문제를 속도감 있게 해결할 수 있는 정책이 기업 경쟁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산 철강 수입을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최근 중국은 내수 불황으로 인해 자국에서 생산된 철강 제품을 수출 시장에 풀고 있다. 미래차 산업과 관련해서는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 일몰 연장, 2차전지에 대해서는 국내 음극재 공장에 생산 보조금 지급 등의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또 공급망 정책 측면에서는 인도와 같은 국가와 협력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회장님 처남댁·처조카에…우리銀, 수백억대 부정 대출
경제·금융금융정책 2024.08.12 05:30:00우리은행이 손태승(사진)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에 수백억 원 규모의 부정 대출을 내준 것으로 드러나 금융감독원이 제재절차에 착수했다. 우리은행은 입장문을 통해 “통렬하게 반성한다”며 제도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12일 금감원의 은행 대출취급 적정성 관련 수시검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2020년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손 전 회장의 친인척을 대상으로 총 616억 원(42건)의 대출을 실행했다. 우리은행은 손 전 회장의 친인척 관련 11개 차주를 대상으로 총 454억 원(23건)의 대출을 취급했다. 해당 친인척은 전·현 대표 또는 대주주로 등재된 사실이 있는 법인·개인사업자다. 금감원 관계자는 “손 전 회장의 친인척이 직접 원리금을 대납하는 등 대출금의 실제 자금 사용자로 의심되는 9개 차주에 대해서도 162억 원(19건)의 대출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손 전 회장이 지주·은행에 지배력을 행사하기 이전 해당 친인척 관련 차주 대상 대출이 4억 5000만 원(5건)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100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해당 대출 가운데 통상의 기준·절차를 따르지 않고 부적정하게 취급된 대출도 28건(350억 원)에 달했다. 법인이 부동산 매입 자금을 대출한 후 제출한 부동산 등기부등본상 실거래가(20억 원)가 대출 실행 후 차주가 제출한 매매계약서상 매매 가격(30억 원)보다 적었는데도 사실 확인 없이 리모델링 공사를 위한 2차 대출을 내줬다. 또 다른 법인은 대출 신청 당시 완전자본잠식 상태였음에도 선순위 근저당권이 설정돼 담보 가치가 전무한 부동산을 담보로 설정해 신용도를 상향 평가하고 20억 원 규모의 대출을 실행했다. 법인이 대출 신청 목적과 무관한 용도로 대출금을 사용해 회수 조치를 한 상황에서 본점 승인도 없이 지점 전결로 추가 대출을 내준 사실 또한 드러났다. 용도 외 유용 이력이 존재하는 법인에 대한 대출은 본점 승인을 거쳐야 하지만 이를 건너뛴 것이다. 또 9억 원 규모의 물품 구입 목적 대출을 내주면서 입금 여부를 확인하지 않아 유용된 사실을 발견하지 못한 사례가 있었다. 부당 대출은 부실로도 이어져 우리은행의 손실까지 일으켰다. 우리은행에 따르면 이달 9일 기준 대출 잔액은 304억 원(25건·16개)이며 이 중 17건(198억 원)에서 부실, 단기 연체가 발생했다. 실제 손실 예상액은 82억~158억 원으로 추정된다. 금감원은 금융 관련 법령 위반 소지와 대출 취급 시 이해 상충 여부 등에 대한 법률 검토를 거쳐 제재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검사 과정에서 발견된 차주와 관련인의 허위 서류 제출 관련 문서 위조, 사기 혐의 등에 대해서는 수사기관에 통보할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이날 배포한 보도 자료에서 올 1~3월 자체 검사를 통해 부실 발생에 책임이 있는 임직원 총 8명을 면직 등 제재했다고 밝혔다. 신용평가와 여신 취급을 소홀히 한 전 우리은행 선릉금융센터장(본부장) A 씨에 대해서는 성과급 회수와 면직 조치를, 관련 지점장에게는 감봉 조치를 내렸다. 이달 9일에는 관련 임직원을 사문서 위조, 배임 등 혐의로 수사 당국에 고소했다. 우리은행은 부당 여신에 대한 인터넷·모바일 등을 이용한 다양한 내부자 신고 채널을 확대하고 반복적으로 여신 심사를 소홀히 한 영업점장에 대해서는 여신 전결권을 제한한 후 후선 배치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금감원 검사 결과를 적극 반영해 리스크를 공유하고 있는 차주에 대한 여신심사 절차 강화, 여신 감리 강화 등 추가적인 제도개선을 조속히 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아이폰 SE 뜨기 전에…갤S24 FE, '준프리미엄' 시장 공략 나선다
산업IT 2024.08.12 05:30:00삼성전자(005930)가 하반기 공개할 준프리미엄급 스마트폰 ‘갤럭시 S24 팬에디션(FE)’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삼성전자가 자체 제작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엑시노스를 탑재하고 10월 출시될 것이 유력시된다. 회사는 내년 초 출시가 예상되는 애플의 아이폰 스페셜에디션(SE) 4세대 제품에 앞서 시장 수요를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12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최근 외신을 통한 갤럭시 S24 FE의 외형과 성능이 속속 공개되고 있다. 미국의 IT 전문 매체 ‘안드로이드 헤드라인’는 최근 기사를 통해 갤럭시 S24 FE의 홍보용 이미지로 추정되는 사진을 게재했다. 이 매체를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갤럭시 S24 FE는 전작 대비 더 큰 6.7인치 디스플레이와 최대 1900니트(nit)의 밝기를 갖췄다. AP는 엑시노스 2400e 프로세서가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 용량은 4565밀리암페어시(㎃h)다. 디자인 측면으로는 전작인 갤럭시 S23 FE 대비 베젤이 더 얇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색상은 그라파이트, 블루, 실버화이트, 그린, 옐로우 등 5개로 출시된다. 여기에 삼성닷컴 독점 색상이 추가될 것으로 예측했다. 삼성전자가 대대적인 생태계 확장을 시도하고 있는 ‘갤럭시 인공지능(AI)’ 또한 탑재된다. FE 시리즈 중에서는 전작인 갤럭시 S23 FE에 이어 두 번째다. 운영체제(OS)는 갤럭시 Z폴드·플립6 용으로 나온 원UI 6.1.1이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업데이트가 임박한 원UI 7이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의 프랑스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갤럭시 S24 FE의 관련 내용이 확인됐다. 외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공식 홈페이지에는 최근 모델 번호 ‘SM-S721B’로 기제된 제품의 지원 페이지가 등록됐다. 업계에서는 이를 갤럭시 S24 FE의 모델번호로 추정한다. 갤럭시 S FE 시리즈는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 S 시리즈에서 일부 성능을 낮춘 대신 합리적인 가격대에 제공하는 준고급형 모델이다. 갤럭시 AI를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이번 제품에서 가격 인하보다 준프리미엄급 성능을 강조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 S23 FE의 가격은 599달러에서 시작했지만 외신은 올해 제품이 649~699달러 선부터 책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삼성전자는 FE 시리즈 외에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보급형 폰인 A시리즈(갤럭시 A16)도 곧 내놓으면서 분위기 확산을 이끌겠다는 전략이다. 전작인 갤럭시 A15는 2분기 기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갤럭시 스마트폰이다. 갤럭시 S24 시리즈의 흥행에 이어 폴더블 폰인 갤럭시 Z폴드·플립6까지 ‘연타석 홈런’을 시도 중인 삼성전자는 최대 경쟁자인 애플이 등장하기 전에 시장 기반을 미리 다져놓는다는 전략이다. 애플은 9월 중 아이폰16을 출시할 예정이지만 기대를 모으는 AI 기능인 ‘애플 인텔리전스’는 이보다 한 달 늦게 적용될 전망이다. 내년 초 출시할 보급형 모델인 아이폰 SE 4세대에도 AI 기능을 탑재해 본격적으로 삼성전자와 ‘AI폰 경쟁’을 시작할 방침이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이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츠 보고서를 인용해 공개한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 예상치를 보면 삼성전자는 19%의 점유율로 애플(17.4%)을 제치고 선두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
[기고]퇴직연금 ‘푸른씨앗’ 기대가 크다
사회사회일반 2024.08.12 05:30:00저출산·고령화에 따른 국민의 노후 불안을 해결하기 위해 21대 국회는 올 상반기에 공론화 과정을 통해 연금 개혁 논의를 진행한 바 있다. 이번 연금 개혁의 핵심은 노후 소득 보장 체계의 가장 큰 축인 ‘국민연금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였다. 공론화 과정에 참여한 시민들은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올리고 보험료율도 단계적으로 높이자는 데 방점을 찍었다. 22대 국회는 이러한 국민의 뜻을 이어받아 입법 조치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국민연금 개혁의 다음은 무엇일까. 바로 퇴직급여 제도다. 국민연금과 더불어 퇴직급여도 매우 중요한 노후 소득원이다. 퇴직급여의 사외 적립을 통한 체불 방지, 더 나아가 자산운용을 통한 수익률 제고로 노후 소득으로 활용하게 하는 것이 바로 ‘퇴직연금’이다. 문제는 퇴직연금이 시행된 지 20년이 지났지만 도입률이 매우 저조하다는 것이다. 특히 근로자 30인 미만 사업장의 퇴직연금 도입률은 20% 초반대에 불과하다. 이토록 낮은 도입률을 보이는 데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노동자 입장에서 볼 때는 사외 적립을 통해 퇴직급여 체불을 방지한다는 것 외에는 큰 이점이 없다는 데 있다.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의 경우 금융 지식이 부족한 노동자는 원리금 보장 상품을 고르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장기간 가입에도 수익률이 경제성장률 및 임금 상승률보다 밑돌아 퇴직금으로 받는 것보다 못할 수 있다. 확정급여형 퇴직연금도 사업주가 적극적으로 수익률을 개선하도록 기대하기 힘들다. 이로 인해 노동자 입장에서는 퇴직연금 자체에 미온적일 수밖에 없다. 근로복지공단이 운영하는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푸른씨앗’이라는 이름의 이 제도는 30인 이하 중소기업 노동자의 퇴직 적립금을 기금화해 운용하는 국내 유일의 기금형 퇴직급여 제도다. 푸른씨앗은 가입만 하면 공단과 전담 운용 기관이 적극적으로 자산을 운용해주므로 별도의 상품 선택이나 자산 배분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노사정 대표와 전문가로 이뤄진 운영위원회에서 기금의 중장기 목표와 자산 배분 계획을 수립하면 전담 운용 기관을 통해 수익성 있는 자산에 적극 투자한다. 공단은 전문가와 함께 운용 성과를 평가하고 각종 리스크 관리를 통해 안정성을 더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푸른씨앗 수익률은 6.97%를 달성했고 올해 7월 말 기준 연 환산 수익률은 7.07%를 기록했다. 도입된 지 만 2년이 채 되지 않아 누적 수익률 12.37%라는 우수한 성과를 올린 것이다. 게다가 지난해까지는 사업주에게 퇴직연금 부담금의 10%를 3년간 지원하던 재정 지원 제도를 올해부터 노동자까지 확대했다. 정부는 96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월 보수 268만 원 미만 노동자에게 3년간 퇴직연금 부담금의 10%를 추가로 적립해주고 있다. 푸른씨앗에 가입한 노동자가 기본적으로 10% 이상의 수익률 상승 효과를 누리는 것이다. 다만 최저임금의 130% 이하 소득자에게만 지원 혜택이 한정돼 있고 2025년 가입한 노동자까지만 지원하는 점은 무척 아쉽다. 이러한 가입자 지원을 확대해 중소기업 노동자들의 노후 준비에 큰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 더불어 현재 법적으로 30인 이하 사업장으로 한정된 가입 대상 범위를 50인에서 100인까지 확대하고, 일정 급여 수준 이하의 노동자가 자유롭게 가입하도록 대상 확대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규모가 큰 기업에서 장기간 일하거나 고소득을 누리는 노동자보다 중소기업에서 일하거나 재직 기간이 짧은 노동자들, 그리고 사업 규모가 작은 기업을 운영하는 사업자에게 퇴직연금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중소기업과 저소득 노동자들의 푸른씨앗 가입이 더욱 확대돼 노후 불안이 조금이나마 해소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원한다. -
부동산 시장 침체에도…中 상하이 고가 주택 거래 39%↑
국제국제일반 2024.08.12 05:30:00장기 침체를 겪고 있는 중국 부동산 시장에서 고가 주택 판매가 늘고 있다. 관련 수요가 늘면서 신규 고가 주택 판매도 급증하는 추세다. 고액 자산가들 사이에서 앞으로도 고가 주택의 가격은 꾸준히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중국부동산정보공사(CREIC)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상하이에서 거래된 고급 주택은 총 1544채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 증가했다고 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고급 주택은 3000만 위안(약 57억1000만 원) 이상의 주택으로, 주로 상하이의 황푸와 쉬후이의 초고가 아파트와 칭푸의 고급 빌라에 집중돼있다. 부동산 가격 거품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는 상황에서도 고액 자산가들 사이에서 상하이의 고급 주택은 투자할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대부분의 고액 자산가들은 상업 및 금융 허브인 상하이 중심지의 토지 부족과 장기적 잠재성장력이 계속해서 고가의 아파트 가격 상승을 부채질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부동산업체 세빌스 상하이의 셜리 탕 수석이사는 "올해 판매를 시작한 신규 고가 주택들은 부유층을 대거 끌어들였다"며 "부유층 사이에서 오래된 주택을 교체하려는 강한 욕구를 확인했다. 그들은 주식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주택을 업그레이드할 충분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중국 부동산 경기는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중국 국가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지난 6월 중국 70개 도시의 신축 주택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70% 하락해 13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장기간 이어진 중국의 부동산 시장 침체는 경제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으며,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올해 1분기 5.3%에서 2분기 4.7%로 둔화됐다. 가전 제품 및 건축 자제 같은 부동산 관련 산업은 중국 경제의 약 25%를 차지하고 있다. 때문에 중국 내 주택 구입 희망자들 대부분은 여전히 추가 부동산 가격 하락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
박단-임현택, 간호법 대응 수위 두고 또 온라인 공방
사회사회일반 2024.08.12 05:30:00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과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아진 간호법에 대한 의료계 대응 수위를 두고 온라인에서 공방을 벌였다. 박 위원장이 의협의 간호법 문제에 대한 대응이 미진하다는 취지로 비판한 것으로, 의사들 사이에서 이 이슈를 두고 의협에 대한 불만이 커지는 상황을 단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박 위원장은 전날 전남 목포에서 열린 전국시도의사회 회장단 회의에 참석한 후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렸다. 그는 “대한의사협회 임현택 회장, 박종혁 이사, 채동영 이사도 참석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의사협회의 업무 보고에는 간호법이라는 단어가 단 한 번도 나오지 않는군요. 저만 심각한가요”라고 지적했다. 의협의 간호법 이슈 대응을 두고 공개적으로 의구심을 표한 것이다. 임 회장도 같은 날 낮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려 전국시도의사회 회장단 회의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그는 “현안인 의료농단, 전공의, 의대생 지원책, 간호법 등에 대해서 집행부가 노력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설명드렸고 시도의사회장님들의 여러 조언도 듣고 협력 요청했다”고 전했다. 의협 집행부 인사들은 박 위원장 글에 댓글로 의협이 간호법 문제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는 취지로 해명하기도 했다. 박용언 의협 부회장은 “간호법 관련해 문건 작성은 없이 구두로 별도 설명까지 있었던 걸로 보고받았다. 보고 문건에 노출시키는 것과 중요하게 보는 건 별개”라고 답했다. 채동영 홍보이사는 “집행부 상임이사회에서 거의 매주 안건으로 올라오고 있고 대응 방법과 진행 과정 등에 대해서도 소상히 설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 위원장과 임 회장의 공방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두 사람은 임 회장이 당선인 시절이던 지난 4월 박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과 회동할 무렵부터 온라인상에서 계속 대립각을 세우고 있으며, 의료계의 민감한 의제인 간호법 문제를 두고 다시 충돌했다. 박 위원장은 지난 6월 의협 중심으로 의료계가 단일 창구를 구성한다는 소식을 반박하며 “임현택 회장은 뭐 하는 사람이죠? 중심? 뭘 자꾸 본인이 중심이라는 것인지”라고 지적했다. 임 회장은 온라인 단체 대화방에서 “의협이 전공의 문제에 신경 끄고 손 뗄까요? 그거 바란다면 의협도 더 이상 개입하고 싶지 않습니다”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지난달에는 범의료계 특별위원회의 혼선과 관련해 박 위원장이 “임 회장은 아직도 중요한 게 뭔지 모르겠다면 이제는 부디 자진 사퇴를 고려하길 권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한편 국회에서 여야가 간호법 처리에 의견을 같이 하고 있는 가운데 의료계 안팎에서는 이에 대한 의협의 대응에 불만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의협은 간호법에 대해 “의료법 체계를 훼손한다. 의대증원에 반발하는 의사들에 대한 보복성 행보”라며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일부에서는 임 회장의 책임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임 회장은 지난해 대한소아청소년의사회장으로서 이필수 당시 의협 회장의 대응을 두고 ‘변명 대잔치가 눈앞에 와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한 시도의사회장은 “어제 회의에서 특별히 논의되거나, 결정된 게 없다”며 간호법과 관련해서도 “아무것도 논의를 안 했다고 봐야 한다”고 전했다. -
내수로 확산 안되는 수출 온기…경기순환지표 70% ‘하강·둔화’
경제·금융경제·금융일반 2024.08.12 05:30:00경제 심리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내수·고용·투자 부문이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재화 판매는 1년 넘게 ‘하강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내수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1일 통계청의 경기순환시계를 보면 ‘하강(6개)’과 ‘둔화(1개)’에 위치한 경기 관련 지표는 총 7개로 집계됐다. ‘상승(1개)’과 ‘회복(2개)’를 합친 것(3개)보다 많다. 둔화·하강 국면에 있는 지표는 올 1~2월 5개에서 3~4월 6개로 늘었다가 지난 5월부터는 7개를 나타내고 있다. 경기순환시계는 국내 경기 관련 10개 핵심 지표가 경기 사이클(상승·둔화·하강·회복) 중 어디에 있는지 보여준다. 통계청은 각 지수의 순환변동치(계절·추세 변동 요인을 제거한 값)가 전월 대비 감소하는 동시에 장기 추세선까지 밑돌고 있을 때 하강 국면에 놓여 있다고 판단한다. 이 중 내수 지표가 특히 부진한 모습이다. 재화 소비 수준을 나타내는 소매판매액지수는 지난해 6월부터 13개월 연속으로 하강 국면에 머물러 있다. 서비스업 소비를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서비스업생산지수는 지난달 2월부터 하강 상태를 나타내고 있다. 문제는 투자·고용 지표도 마찬가지라는 점이다. 설비투자는 7개월, 건설기성은 2개월 연속으로 하강 국면에 진입해 있다. 지난해 4월부터 지난 2월까지 둔화 흐름을 나타내던 취업자 수는 올해 3월 하강 국면에 들어왔다. 15세 이상 취업자 증가 폭이 5월(8만 명)과 6월(9만 6000명) 모두 10만 명을 밑돌았기 때문이다. 1~2월 월별 취업자 증가 수가 30만 명을 넘었던 것에 비하면 대폭 줄어든 수치다. 그나마 호조를 보이는 수출도 경기순환시계상에선 지난 4월부터 둔화 국면에 진입해 있다. 비록 장기 추세보단 나은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순환변동치의 전월 대비 증가율은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수출은 보통 1년 전 대비 증가율로 따지기 때문에 실제 둔화세로 진입할지는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기업경기실사지수는 지난해 4월부터, 소비자기대지수는 작년 12월부터 계속 회복 국면에 위치해 있다. 통계청의 경기순환시계는 ‘수출의 온기가 내수로 확산하지 못하고 있다’는 정부의 경기 진단이 사실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여실 없이 보여주고 있다. 하강 국면에 있는 소매판매액지수·서비스업생산지수·취업자 수 등 6개 지표 대부분은 국내 경기와 직결되는 반면 기업경기실사지수·광공업생산지수 등 상승·회복 국면에 있는 지표들은 수출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것들이었다. 수출이 늘면서 발생해야 할 낙수효과가 고물가·고금리 장기화 탓에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염명배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내수가 장기간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본질적인 원인은 고물가와 고금리”라고 설명했다. 염 교수는 “금리가 높아지면 각 가계는 저축을 늘리고 소비를 줄이기 마련”이라며 “대출을 많이 받은 가계의 경우 금리가 높아지면 이자 부담이 커져 가처분소득이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고물가도 소비를 제약하는 요인이 된다. 염 교수는 “물가 상승률이 임금 상승률보다 높아 실질임금이 하락하면 소비가 위축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고용부에 따르면 고물가가 오래 지속되면서 우리나라 근로자 실질임금은 2022년(-0.2%)에 이어 지난해(-1.1%)에도 감소했다. 실제로 내수를 구성하는 주요 지표들은 기준금리 인상이 마무리된 지난해 1월 이후 꾸준히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3년 1월 103.2(계절조정지수)였던 소매판매액지수는 6월 102.6으로 뒷걸음질 쳤다. 전년동월비 기준 월별 추이를 살펴봐도 2월 한차례 0.8% 증가한 것을 제외하면 올해 내내 마이너스(-2~-3.6%)를 기록했다. 서비스 소비 현황을 살펴볼 수 있는 서비스 생산지수 역시 내수와 직결되는 도소매업은 지난해 12월, 숙박 및 음식점업은 올해 2월 이후 잇따라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다. 설비투자와 건설 역시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5월 설비투자는 지난해보다 1.5% 감소한 데 이어 6월에도 2.7% 하락했다. 건설 수주액은 올해 1분기 15.6% 뒷걸음질 쳤다. 통상 건설업은 수주 계약이 1년가량의 시차를 두고 공사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당분간 건설 경기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요 경제기관은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춰 잡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8월 경제전망 수정에서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기존 2.6%에서 2.5%로 내렸다.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도 경제성장 전망치를 기존 2.7%에서 각각 2.4%, 2.5%로 하향 조정했다. 정부의 재정 집행 여력도 떨어진 상황이다. 정부는 상반기 최고 수준의 재정 신속 집행을 목표로 357조 원 이상을 투입했다. 연간 계획의 63% 이상을 상반기에 쏟아부은 만큼 하반기에는 재정 집행 여력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 금융투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계대출과 부동산 시장 불안 등을 고려하더라도 경기 방어를 위해 통화정책을 전환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금리 인하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지연되는 상황”이라며 “2분기에 고금리의 부정적 영향이 강했던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
[시론]8·8주택공급대책 ‘패닉 바잉’ 끝낼까
오피니언사외칼럼 2024.08.12 05:30:008일 발표된 종합적인 주택공급대책에는 실효성이 예상되는 대안들이 적잖게 담겼다. 그중 가장 빠른 효과가 기대되는 대안은 진행중인 도심 재건축·재개발 아파트 37만호의 추진을 가속화하겠다는 방향이다. 주요 세부 내용으로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해 기본계획과 정비계획 그리고 사업시행인가와 관리처분계획을 동시 진행하겠다는 항목을 포함한 다양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재건축·재개발의 사업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용적률 완화에 따라 요구되는 임대주택 비율을 사업성을 고려해 차등 완화하고, 임대주택의 인수가격을 현행 대비 1.4배로 상향하고, 기존 법적 상한 대비 용적률을 10분의 1 추가 제공하겠다는 대안이다. 이는 필자가 신통기획의 자문을 하면서 느꼈던 현장에서의 사업성 저하 요인을 개선해 건설 원가 급등과 조합원의 분담금 과다로 어려워진 정비사업의 진행 속도를 높일 것으로 판단된다. 가장 논란거리지만 가장 바람직한 선택은 서울시 및 서울시 인근의 그린벨트를 활용해 8만호의 신규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대안이다. 필자는 그린벨트를 ‘도시재생’ 그리고 ‘자족적 신도시’에 대한 강박과 함께 국내 3대 도시계획적 실패 사례 중 하나로 꼽는다. 그린벨트가 한 도시의 성장을 결코 통제할 수 없으며, 도시의 연담화 방지라는 목표는 개구리 뜀뛰기식 도시확산을 초래해 결국 도시민들의 낭비적인 통근을 조장한다. 해외 대도시들의 30분대 평균 출근 시간에 비해 50분대를 넘는 수도권은 그런 낭비적 통근으로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치르고 있다. 또 도시적 활용이 필요한 중심도시 인근 그린벨트 보전의 대가로 서울대도시권 외곽의 양호한 녹지와 농지가 택지로 바뀌는 현실을 인지하면 거시적인 환경 보전 효과도 쉽게 인정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 이번 서울시 내 그린벨트 활용안에 대해 오세훈 서울시장은 미래 세대를 위한 어려운 결단이었다고 주장했다. 정치적 수사지만 공감 가는 대목이다. 그린벨트 보전의 여러 논리 중 가장 감성적인 주장은 그린벨트를 미래 세대를 위해 남겨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인구는 감소하고, 청년층의 혼인율과 출산율이 처절하게 급락한, 그리고 머지않아 서울대도시권도 도시축소기를 맞이할 현시점에서 지금의 청년층이 그동안 미뤄온 그 미래 세대가 아닐까 싶다. 단지화된 아파트가 주류인 우리나라에서 주택공급대책이 즉각적으로 원하는 빵을 만들어내기는 불가능하다. 결국 현시점에서 정부의 공급대책이 추구하는 단기적인 효과는 시장에서 영끌을 촉발할 수 있는 초조한 구매수요를 안정시키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서울시 세곡동 그린벨트를 활용한 이명박 정부 시기 보금자리주택의 분양 시점부터 강남권 아파트 가격안정효과가 발생했다는 경험이 주는 함의가 크다. 이번에도 청년층의 패닉바잉에 대한 예봉을 대기수요로 지연시키는 효과를 기대해 본다. 이번 대책이 고무적인 점은 장기적으로 공급대책의 효과를 반감할 수요억제책에 대한 유혹에 빠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앞으로도 단기적인 시장불안에 초조해 장기적으로 실현되는 공급효과를 줄일 수요억제책에 대한 과도한 유혹에 빠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
빅파마 제친 에이비엘바이오… 국내 업체, 이중항체 신약개발 경쟁 치고나간다
문화·스포츠헬스 2024.08.12 05:30:00화이자와 함께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것으로 유명한 바이오엔텍(BioNTech)은 최근 2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이중항체 항암신약 ‘GEN1046’의 개발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중항체 신약은 두 가지 표적을 동시에 노려 단일항체 대비 치료 효과가 뛰어나지만 개발 난도가 높은 분야다. 업계에서는 바이오엔텍의 결정이 같은 작용방식으로 신약 ‘ABL503’을 개발 중인 국내 바이오벤처 에이비엘바이오(298380)와의 경쟁에서 밀린 점이 크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에이비엘바이오와 바이오엔텍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최근 들어 국내 기업이 이중항체 신약 개발 경쟁에서 앞서가는 모양새다. 바이오엔텍이 개발을 중단한 GEN1046은 면역 체계를 회피하는 단백질 ‘PD-L1’과 면역 세포를 활성화하는 신호체계 ‘4-1BB’를 동시에 표적으로 삼는 신약 후보물질이다. 양사는 단독 요법 및 머크 ‘키트루다’와의 병용 임상을 진행했으나 바이오엔텍이 개발을 중단함에 따라 앞으로는 젠맵이 단독으로 임상 3상을 진행하게 된다. 에이비엘바이오가 아이맵 바이오파마와 공동 개발 중인 ABL503도 GEN1046과 같은 작용방식의 이중항체 신약이다. 에이비엘바이오가 지난 6월 발표한 임상 1상 결과를 보면 고형암 환자 53명 중 완전관해(암세포가 모두 없어진 상태)가 1건, 부분관해(측정 가능한 종양 크기가 기존보다 절반 이하로 줄어든 상태)는 6건을 확인했다. 1상 결과 부분관해 4건만을 확인하는데 그친 GEN1046을 압도했다. ABL503은 투여한 용량이 GEN1046에 비해 3~4배 많았음에도 간 독성 문제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며 안전성도 입증했다. 이중항체 신약 개발을 중단한 빅파마는 또 있다.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은 최근 아제너스(Agenus)로부터 도입한 이중항체 신약 ‘AGEN1777’의 반환을 결정했다. BMS는 아제너스에 선불금 2억 달러(약 2730억 원)를 지급한데 이어 임상 1상 개시에 2000만 달러(약 273억 원), 임상 2상 개시에 2500만 달러(약 341억 원)의 마일스톤을 지급했으나 결국 포기를 선택했다. 이는 이중항체 신약 개발의 난도가 상당히 높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중항체 신약은 통상 특정 암세포를 표적으로 하는 항체와 면역세포를 표적으로 하는 항체를 연결해 설계하기 때문에 단일 항체 대비 구조적 안정성을 유지하기 어렵다. 노바티스도 최근 이중항체 개발 기업인 드렌바이오에 최대 30억 달러(약 4조 원)를 투자하기로 했지만 지난해에는 이중항체 신약 개발을 포기했었다. 그럼에도 국내외 기업이 이중항체 신약 개발에 계속 도전하는 것은 그만큼 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 가운데는 아이엠바이오로직스가 6월 이중항체 기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를 최대 9억 4000만 달러(약 1조 3000억 원)에 기술수출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중항체 신약 임상에 워낙 많은 자금이 필요해 큰 효과가 없으면 개발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며 “개발이 진행 중인 물질은 그만큼 특별한 강점이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
AI시대 맞은 이통3사, 데이터센터 사업 핵심 매출원 기대
산업IT 2024.08.12 05:30:00국내 이동통신3사가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을 미래 새 먹거리로 보고 기술과 규모 측면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아직 매출 규모가 이통사들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진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인공지능(AI) 서비스 확대에 따른 향후 예상되는 수요 증가세를 고려하면 미래 핵심 수익원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에 선제적으로 기술과 인프라 투자를 통해 데이터센터 시장의 주도권을 선점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12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내 이통3사 모두 데이터센터 관련 매출이 두 자릿수 이상 증가율을 기록했다. AI로 인해 데이터 관리·활용 수요가 확대되면서 이통3사가 보유한 기존 데이터센터들의 가동률이 크게 상승한 덕분이다. 가장 큰 성장률을 보인 곳은 SK텔레콤(017670)이다. SK텔레콤은 올해 2분기 데이터센터 사업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5% 성장한 595억 원을 기록했다. SK텔레콤은 서울과 수도권에 총 6개의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총 수용 용량은 98메가와트(㎿)에 달한다. SK텔레콤은 2021년 이후 새로 연 서울 가산동과 경기 일산, 분당 등 세 곳의 데이터센터는 가동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회사는 이에 더해 부산과 경기도 양주 등에 신규 데이터센터 오픈을 앞두고 있다. SK텔레콤은 데이터센터 내부에 탑재할 인프라 관리·운영 기술 확보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최근 미국 AI 데이터센터 통합 솔루션 기업 'SGH'에 2억 달러(약 2732억 원)를 투자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또 올해 초에는 글로벌 그래픽처리장치(GPU) 클라우드 기업 람다에 투자하고 서버 구축 기업 슈퍼마이크로와 협약을 맺는 등 기술 협력을 고도화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이 같은 기술 협력을 바탕으로 데이터센터를 AI에 특화한 AI 데이터센터(AIDC)로 진화·발전시켜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데이터센터 1위 사업자인 KT(030200)는 자회사인 KT클라우드를 통해 데이터센터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현재 KT는 국내 서울 목동 두 곳과 천안, 김해 등 13곳에 데이터센터를 두고 있으며 수용 용량은 115㎿ 수준이다. KT클라우드는 올해 2분기 매출액 1801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7.1% 증가했다. 글로벌 고객 중심 데이터센터 매출이 컸던 것으로 평가된다. KT클라우드는 서울 가산과 경북에 내년 개소를 목표로 데이터센터를 건립 중이다. 데이터센터 전체 용량은 2028년까지 215㎿까지 확대하는 게 목표다. KT클라우드 관계자는 “고집적, 고효율 인프라 신기술 개발과 함께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확장과 운영 효율화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032640)도 데이터센터 사업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2분기 회사의 데이터센터 매출은 91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LG유플러스는 7개 데이터센터를 통해 350㎿의 수용 용량을 갖춰 3사 중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경기 평촌 제2센터를 오픈한 데 이어 최근 파주에 신규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부지 매입을 완료했다. LG유플러스는 해당 파주 데이터센터를 GPU 운영과 관리에 최적화된 AIDC로 건설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동통신 3사는 데이터센터 뿐 아니라 클라우드 등 B2B 핵심 사업에서 경쟁력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기존 주력 사업 모델이었던 유·무선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 가운데 비통신 사업 분야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는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실제로 이통 3사의 이동통신 매출 증가율을 보면 작년 2분기 대비 SK텔레콤이 2.1%,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2.7%, 1.7%로 나타나면서 모두 제자리걸음 수준에 그쳤다. 반면 AI 산업의 성장 속에 거의 대부분 산업군에서 3사가 보유한 B2B 설루션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빅데이터응용학과 교수는 "IDC는 AI 산업에서 꼭 필요한 인프라인 만큼 국내 이통사나 IT기업들이 자체 자금을 투자해 구축하는 것은 긍정적이다"라면서 "향후 국내 AI 반도체 기업들과 협력해 기술 내재화도 추진한다면 더욱 긍정적인 시너지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영상] 12년만에 서울 그린벨트 해제…서초 내곡동·강남 세곡동 유력
부동산정책·제도 2024.08.12 05:10:0012년 만에 서울 그린벨트를 대폭 해제한다고? 정부가 서울 강남 지역 등 수도권 그린벨트를 해제해 8만 가구의 주택을 신규 공급한다는 계획을 지난 9일 밝혔다. 또한, 재건축·재개발 촉진 특례법을 도입해 현재 진행 중인 정비 사업을 앞당겨 21만 7000가구를 조기 공급할 예정이다. 이를 포함해 향후 6년간 수도권에 총 42만 7000가구의 주택을 공급한다. 정부가 그린벨트 해제 카드를 꺼내든 이유는 최근 급등한 서울과 수도권 집값을 잡기 위해서다. 서울 북부 그린벨트가 대부분 산인만큼 강남권 그린벨트 해제가 유력하다는 전망이다. 구체적으로는 서초구 내곡동, 강남구 세곡동 등이 유력 대상으로 꼽힌다. 서울시는 그린벨트 해제를 통해 신혼·출산·다자녀가구에 장기전세주택을 공급하며, LH는 서울 내 신축 빌라·다세대를 무제한 매입해 전·월세 시장을 안정화할 계획이다. -
[오늘의날씨] 체감온도 35도 폭염 계속…곳곳 소나기
사회사회일반 2024.08.12 05:00:0012일 체감온도 35도 안팎의 폭염이 이어지겠다. 전국의 아침 최저기온은 22∼28도, 낮 최고기온은 30∼35도로 평년(최저 21∼24도, 최고 28∼32도)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별 최저기온과 최고기온은 서울 27도와 34도, 인천 27도와 33도, 대전 26도와 35도, 광주 25도와 34도, 대구 24도와 34도, 울산 23도와 32도, 부산 25도와 33도다. 천둥과 번개가 치고 소나기가 오는 곳이 있겠다. 전국 대부분 지역의 예상 강수량은 5∼20㎜다. 기상청은 소나기가 내리면 일시적으로 기온이 내려가겠지만 높은 습도로 인해 당분간 일부 지역에서 체감온도가 35도 안팎으로 오르는 무더위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아침에는 일부 내륙에 가시거리 1㎞ 미만의 안개가 끼는 곳이 있어 교통안전 등에 각별히 유의해야겠다. -
아름다운 거짓말…그 색은 거기에 있지 않다
문화·스포츠문화 2024.08.12 05:00:00이토록 고운 색이라니. 영롱하게 일렁이는 저 색을 어디서 봤던가. 도심 빌딩 사이로 눈에 띈 노을, 산 위에서 내려다 본 굽이치는 숲, 하염없이 바라봤던 바다와 파도…. 어렴풋한 느낌으로 감지되는 그 색 위에 각자의 경험들이 얹혀 읽힌다. 자, 이제, 가까이, 그림 앞으로 다가가 보자. 한 순간, 다채로웠던 색들은 사라지고 빨강·초록·파랑 그리고 검정과 흰색의 선(線)만 남는다. 무슨 일이 일어났단 말인가! “내 작품에서 색은 공간과 현실 사이에 이루어지는 대화 속에서 나타나고 사라집니다.” -카를루스 크루즈 디에즈(1923~2019) 마술쇼 같은 신기한 그림이다. 정면에서 봤을 때는 색이 움직이는 듯했고, 오렌지 색부터 연두와 보라 같은 중간색들이 다양하게 펼쳐지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오로지 빨강·초록·파랑의 세 가지 색 뿐이다. ‘좀 전에 봤던 그 색’이 아니다. 비밀은 ‘빛’과 ‘눈(目)’에 있다. 엄밀히 말하자면 빛의 ‘간섭 효과’와 ‘병치 효과’다. 맞닿은 색이 서로 섞여 보이고, 검은 색 선이 빨강·초록·파랑의 선을 가로 막아 색의 섞임을 끊어놓거나 착시를 일으키기도 한 결과다. 크루즈 디에즈는 1959년부터 전개해 온 이 작품을 설명할 때 “색은 표면에 있는 게 아니라 공간에 있다”고 말하곤 했다. 표면에 존재하는 색이 빛으로 반사돼 공간을 통해 우리 눈으로 들어오는 과정에서 서로 반응해 색을 만드는 과정을 설명한 말이다. 장윤진 예술의전당 큐레이터는 “작가가 안료를 섞지 않았음에도 우리 눈이 혼색해 인식한다. 작가는 이 현상 자체를 노리고 고도로 계산된 화면을 만들었다”면서 “크루즈 디에즈는 궁극적으로 ‘형태로부터 자유로운 색’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고 소개했다. 카를루스 크루즈 디에즈의 탄생 100주년 기념 전시 ‘RGB, 세기의 컬러들’이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7전시실에서 9월 18일까지 열린다. RGB는 빨강(Red), 초록(Green), 파랑(Blue)의 앞 글자로, 빛의 삼원색을 뜻한다. 크루즈 디에즈는 세 가지 빛으로, 세상의 모든 색을 경험하게 해 주는 ‘빛과 색채의 거장’이다. 베네수엘라 태생이나 프랑스로 이주해 그곳에서 활동하다 눈 감았다. 프랑스 국립현대미술관인 퐁피두센터가 단일 작가 최다 작품량인 58점을 소장하고 있다. 미술사적 높은 평가에 비해 국내에서는 덜 알려진 편이라, 퐁피두가 기획한 기념전이 서울에까지 다다른 게 반갑다. 크루즈 디에즈는 1923년 8월 17일, 남미 대륙의 북단에 자리잡은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오렌지 빛으로 세상을 물들이는 석양을 본 날 “색에 대한 큰 충격”을 받았고 미술을 업으로 삼는 계기가 됐다. 30대 초반이던 1955년 파리를 여행하던 중 키네틱아트(Kinetic Art·움직이는 예술)의 역사적 전시인 ‘르 무브망(Le Movement)’을 관람하고 충격에 휩싸인다. 모빌의 창시자인 알렉산더 칼더, 현대미술의 아버지 마르셀 뒤샹, 옵아트의 대표작가 빅토르 바자렐리 등이 총출동했던 기념비적 전시다. 이후 크루즈 디에즈는 광학 연구자처럼 색을 파고 들었다. 1960년 처자식을 모두 데리고 유럽으로 건너갔고 파리에 정착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시립미술관인 스테델릭뮤지엄(1961) 전시부터 뉴욕현대미술관(MoMA)이 옵아트와 키네틱아트 특별전으로 기획한 ‘응답하는 눈’(1965)까지 굵직한 전시에 참여했다. 그 무렵 완성한 빛 공간 작업인 ‘색 포화’를 공공미술로 확장해 파리 생제르맹 거리에 ‘색 포화 미로’를 설치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에서도 만날 수 있는 ‘색 포화’는 미술애호가로 유명한 방탄소년단(BTS)의 RM이 퍼렐 윌리암스와 함께 진행한 음악전문지 ‘롤링스톤(Rolling Stone)’ 인터뷰 촬영 때 배경이 되기도 했다. 검은 옷을 입고 전시장을 방문한다면 RM 느낌 나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다. 크루즈 디에즈는 1970년에는 제35회 베니스비엔날레의 베네수엘라 국가관 대표작가로 선정됐고, 베네수엘라의 마에케티아 공항의 로비를 현란한 색채 작업으로 꾸몄다. 1997년 카라카스에 크루즈디에즈 미술관이 개관했고, 2010년 광저우 광동미술관에서 첫 중국 전시를 열었으며, 2011년 미국 휴스턴미술관이 디에즈 크루즈의 최대 규모 회고전을 개최했다. 2019년 95세의 나이로 작가가 타계한 후, 어려서부터 아버지의 조수처럼 곁에서 작업을 돕곤 했던 자녀들이 크루즈 디에즈 재단 및 스튜디오를 관리하고 있다. 이번 전시를 보고서 뒤늦게 깨달은 사실 하나. 인상주의의 마지막 화가가 어쩌면 크루즈 디에즈일 수 있다는 색다른 ‘발견’이다. ‘인상주의’는 빛과 함께 변화하는 색채를 포착하기 위해 애썼다. 그 뒤에 등장한 ‘신인상주의’는 무수한 색점을 반복적으로 찍은 조르주 쇠라의 점묘법처럼, 색채에 대한 과학적 이론에 기반해 빛과 색의 상호작용을 보여줬다. 그 다음 세기에 등장한 크루즈 디에즈는 광학에 기술까지 더해 평면, 공간설치,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등 다양한 형식을 통해 예술을 경험하게 했으니 궁극의 완성자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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