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대형 쇼핑센터가 화장실 흡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극단적인 기술적 대응에 나섰다. 담배 연기가 감지되면 화장실 칸막이 문이 투명해지는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다.
25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광둥성 선전에 위치한 슈베이 국제센터와 슈베이 진주빌딩 쇼핑센터는 최근 화장실 리모델링 과정에서 특수 유리창을 남성 화장실 칸막이 문에 설치했다.
해당 유리는 평소에는 불투명 상태를 유지하지만 내부에서 담배 연기가 감지되면 몇 초 뒤 전원이 차단되면서 투명하게 변한다. 그 즉시 화장실 내부가 외부에서 그대로 노출된다. 흡연자를 심리적으로 압박해 흡연 자체를 차단하려는 목적이다.
쇼핑센터 측은 이용자 혼란을 막기 위해 화장실 문에 안내문도 부착했다. 안내문에는 “담배를 피우면 유리가 투명해집니다. 온라인에서 유명해지고 싶지 않다면 흡연을 참으세요”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이 화장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며 중국 내에서 화제가 됐다. 현지 누리꾼들은 “이제야 화장실 흡연자를 막을 방법이 생겼다”, “실효성 있는 조치”라며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중국에서는 공공장소 실내 흡연 금지 규정이 시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화장실 흡연은 대표적인 고질적 문제로 남아 있다. 캠페인 문구 부착이나 소액 과태료 부과 등 기존 방식은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다.
선전은 중국 내에서도 실내 공공장소 흡연을 엄격히 금지하는 도시로 꼽힌다. 문제의 쇼핑센터들 역시 전면 금연 건물이다.
쇼핑센터 관계자는 “이전부터 화장실 내 흡연에 대한 고객 불만이 지속적으로 접수됐다”며 “해당 기술 도입 이후 입점 업체와 쇼핑객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사생활 침해 논란을 의식한 조치도 병행했다. 쇼핑센터 측은 연기 감지기가 담배 연기에만 반응하도록 설정했다고 설명했으며 센서가 오작동할 경우를 대비해 유리창 인근에 리셋 버튼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법적 논란의 소지는 남아 있다. 광둥성의 한 변호사는 “기술 자체가 현행법을 직접 위반하는 것은 아니지만, 유리창이 오작동해 이용객의 사생활이 침해될 경우 쇼핑센터가 법적 책임을 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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