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올 3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예상을 뛰어넘자 그 공을 자신의 관세 정책으로 돌렸다.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두고는 추가 금리 인하에 동의하는 인물을 지명할 것이라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 시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리고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4.3%로 나와 예상치인 3.2%를 완전히 뛰어넘었다”며 “훌륭한 정부 운영과 관세 덕분”이라고 자평했다. 이날 미국 상무부는 3분기 미국의 GDP 증가율이 4.3%(전기 대비 연율)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분기 기준으로 지난 2023년 3분기(4.7%) 이후 2년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3.2%)도 큰 폭으로 웃돌았다. 상무부는 이날 발표된 3분기 GDP는 지난 10월 30일과 11월 26일 각각 발표될 예정이었던 속보치와 잠정치 지표를 대체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경제는 올 1분기 관세 부과를 앞둔 일시적인 수입 확대 여파로 0.6% 역성장했다가 2분기에 3.8%로 반등한 바 있다. 3분기에는 더 성장세가 한층 더 강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 성과와 관세 정책을 연관 지은 것은 최근 진행 중인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소송에서 정부 측 주장에 힘을 싣기 위한 목적으로도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 61명 가운데 60명이 틀렸지만, 나와 몇몇 천재들은 맞혔다”며 “소비자 지출은 강력했고, 순수출은 대폭 증가했고, 수입과 무역 적자는 크게 감소했고,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은 없었다”고 진단했다. 이어 "나의 감세 법안과 관세 덕분에 투자는 기록적인 수준으로 늘었다"며 “트럼프 경제의 황금기는 전속력으로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트루스소셜에서 자신의 경제 성과에도 주가가 오르지 않는 상황을 비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주식시장은 호재가 있어도 시장이 보합이거나 하락하는데, 이는 월가의 두뇌들이 예전과는 다른 회로로 작동하기 때문”이라며 “예전에는 호재가 있으면 시장은 올랐다”고 지적했다. 이어 “요즘 좋은 소식에도 시장이 하락하는 건 모두 잠재적 인플레이션을 관리하기 위해 금리가 즉시 인상될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나는 시장이 잘 나가고 있을 때 새 연준 의장이 금리를 인하하기를 원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플레이션은 스스로 관리될 것이고 만약 그렇지 않다면 적절한 시점에 언제든 금리를 올릴 수 있다”며 “적절한 시점이란 연간 GDP를 10~15포인트, 심지어 20포인트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랠리를 죽이는 때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또 “미국은 성공으로 보상받아야지 성공 때문에 끌어내려져서는 안 된다”며 “내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결코 연준 의장이 될 수 없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5월 임기가 만료되는 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후임 후보를 3∼4명으로 좁힌 상태다. 월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초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과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미셸 보먼 연준 부의장 가운데 한 명을 차기 의장으로 선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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