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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 앞둔 벽난로 앞 가족의 온기…타샤 튜더 '느린 삶'을 만나다

美서 사랑받는 동화 작가·삽화가

원화·수제인형 등 190여점 출품

빅토리아 시대 목가적 풍경 재현

타샤 튜더, ‘타샤의 크리스마스 양말’. 사진 제공=롯데뮤지엄




타샤 튜더, ‘후레이 포 크리스마스’. 사진 제공=롯데뮤지엄


장작불이 피어오르는 벽난로 앞, 그 온기 아래 옹기종기 모여든 아이들이 반짝이는 눈빛으로 크리스마스 양말 속 선물을 꺼내 들며 신이 났다. 웰시코기 강아지와 아이가 한가롭게 장난을 치는 카펫 아래로는 생쥐 가족이 크리스마스 트리를 둘러싸고 흥겨운 파티를 즐긴다. 소박하지만 깊은 사랑이 전해지는 풍경이다. 미국에서 사랑받는 동화 작가이자 삽화가인 타샤 튜더(1915~2008)의 그림에서는 19세기 빅토리아 시대 미국의 목가적 크리스마스가 되살아난다. 느린 시간과 손때 묻은 물건, 함께 나누는 온기처럼 현대인이 잊은 작은 행복이 그의 그림에는 여전히 살아 숨 쉰다.

타샤 튜더의 동화 같은 세계를 만날 수 있는 전시 ‘스틸, 타샤 튜더: 행복의 아이콘, 타샤 튜더의 삶’이 서울 송파구 롯데뮤지엄에서 11일 개막했다. 그의 탄생 110주년을 기념한 이번 전시에는 190여 점의 원화와 드로잉, 수채화, 직접 만든 수제 인형 등 다양한 자료가 출품됐다.

스물 세 살에 그림책 ‘호박 달빛’으로 데뷔한 튜더는 ‘마더 구스’ 등으로 권위 있는 아동 문학상인 칼데콧상의 영예를 두번 안았고 ‘비밀의 화원’ 등 총 100여 권의 저서와 삽화를 남긴 미국의 국민 동화 작가다. 동시에 자연주의적 삶의 아이콘이기도 했다. 50대 무렵부터 버몬트주 시골에 고풍스러운 농가를 짓고 약 100만㎡(30만평) 규모의 정원을 직접 가꿨다. 이 ‘타샤의 정원’은 오늘날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정원 중 하나로 기록된다.

서울 송파구 롯데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는 ‘스틸, 타샤 튜더: 행복의 아이콘, 타샤 튜더의 삶’ 전시장 입구에는 타샤 튜더의 일러스트를 미디어 아트로 생동감 있게 구현한 미디어월이 설치됐다. 사진 제공=롯데뮤지엄


서울 송파구 롯데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는 ‘스틸, 타샤 튜더: 행복의 아이콘, 타샤 튜더의 삶’ 전시장에는 타샤 튜더의 아들이 엄마에게 선물했다는 온실의 모습이 재현돼 있다. 사진 제공=롯데뮤지엄


전시는 튜더의 삶과 예술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기 위해 동화작가·자연·가족·동물·정원 등의 키워드로 12개 섹션을 구성했다. 입구에 시곗바늘이 거꾸로 돌아가는 거대한 시계 조형물이 자리했는데 지금부터 튜더의 시간 속으로 돌아가보자는 의미를 전하는 상징적 장치다. 그의 주요 작품을 미디어아트로 제작해 양쪽 벽을 장식한 복도를 지나면 작가 타샤 튜더를 만나는 첫 섹션이 시작된다. 아시아 최초로 공개되는 초판본 30여 권과 데뷔작 ‘호박 달빛’ 55주년 특별판 등 그의 팬이라면 가슴이 뛸 귀중한 자료와 원화가 대거 자리했다.

튜더가 남긴 동식물 그림도 한자리에 모았다. 타샤는 아흔이 넘어서도 “장미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할 정도로 식물을 사랑했고 수많은 스케치를 남겼다. 동물도 무척 아꼈는데 평생의 반려였던 코기는 그중에서도 특별해 그리고 또 그렸다. 튜더는 100여 권의 저서 중 코기를 주인공으로 한 동화책 ‘코기빌 페어’를 가장 마음에 들어했다고 한다.



타샤 튜더, ‘이토록 큰 기쁨을 가져다줄 계절은 없다’. 사진 제공=롯데뮤지엄


‘Tasha's Greenhouse’. 사진 제공=롯데뮤지엄


튜더의 예술에서 시작된 전시는 튜더의 삶으로 이어진다. 그는 생전 19세기 자급자족의 삶을 추구해 양모로 실을 뽑아 옷을 짓고 염소의 젖으로 버터를 만들며 골동품 가구와 그릇을 썼다. 전시장에는 그의 요리법과 일상을 담은 저서 ‘타샤의 식탁’ 속 식탁과 작업실을 재현해 그가 사용한 그릇과 직접 만든 수제 인형, 크리스마스 일러스트 등을 배치했다.

전시의 대미는 ‘타샤의 정원’이다. 그가 손수 가꾼 정원을 모티프로 꽃과 향기, 계절의 변화를 담은 공간을 구현했다. 롯데뮤지엄 측은 “미디어월부터 타샤의 온실과 정원을 재현한 공간 등을 통해 타샤 튜더의 소박한 삶과 행복을 느끼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전시 개관을 맞아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은 2018년 9월 국내 20여 개 상영관에서 개봉해 4만 6000여 명의 관객을 모았던 다큐멘터리 영화 ‘타샤 튜더’를 특별 상영하기로 했다. 영화는 전시가 열리는 동안 매주 화·목요일 오후 4시에 상영되며 관람객 전원에게 전시회 초대권을 증정할 계획이다.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미술관 내에서도 만날 수 있다. 내년 3월 15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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