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이 수사하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핵심 피의자와 술 자리를 가진 것으로 확인된 한문혁 부장검사가 김건희 특별검사팀(특별검사 민중기)에서 검찰로 복귀한다. 한 부장검사는 “개인적 만남은 없었다”는 입장이나, 대검찰청은 곧장 감찰에 착수했다.
특검팀은 한 부장검사가 17일부터 검찰에 복귀한다고 26일 밝혔다. “수사를 계속하기 어렵다고 판단된 사실 관계가 확인됐다”는 게 특검팀이 밝힌 사유다. 하지만 한 부장검사가 과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키맨’으로 꼽힌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와 술자리를 가진 사실이 밝혀지면서, 검찰 복귀의 주된 이유가 된 게 아닌지 분석이 나온다. 특검팀은 도이치모터스 의혹 수사를 이끌어 왔던 한 부장검사가 4년 전 이 전 대표와 사적 만남을 가졌다는 제보를 받고 최근 경위 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도 한 부장검사에 대한 감찰에 착수하는 한편 그를 수원고검 직무대리로 발령했다. 구체적인 추가 확인이 필요한 만큼 기존 보직인 서울중앙지검 반부패3부장으로 복귀하는 게 적절치 않다는 판단에서다. 한 부장검사는 2022년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의정부지검 남양주지청으로 발령 났다가 지난 5월 도이치모터스 사건 재수사를 결정한 서울고검에 파견됐다. 이어 6월에는 김건희 특검팀으로 자리를 옮겨 수사를 이어왔다. 지난 8월에는 검찰 인사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장으로 발령났다.
한 부장검사는 이와 관련, 이날 입장문을 내고 “논란을 일으킨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이 전 사장과) 개인적으로 만나거나 연락을 주고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경위에 대해서는 “2021년 7월께 아이 건강 문제로 상의하면서 친해진 의사 지인과 저녁 약속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약속 장소인 식당에 여성과 남성이 있었는데, 업무 회의로 만난 분이라 합석해도 되겠냐고 해 식사를 하게 됐다”며 “이후 맥주 한 잔 더하자고 지인 집으로 이동했는데, 지인 몇 분이 더 와서 배달 음식을 시켜먹고 헤어졌다”고 덧붙였다. 특히 “당시 이종호씨는 도이치모터스 피의자도 아니었고, 상대방이 구체적 소개도 하지 않아 도이치모터스 관련자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며 “명함이나 연락처도 교환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특별검사팀은 이날 한 부장검사에 대한 검찰 복귀 결정과 함께 새 특검보에 박노수·김경호 변호사가 임명했다. 이는 특검팀이 추천한 후보 4명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2명을 낙점한 데 따른 것이다. 특검팀은 최근 주요 수사가 속속 마무리되면서 공소 유지 부담이 늘어난 점을 고려해 개정 특검법에 따라 특검보 2명을 증원키로 하고 후보자를 물색해왔다.
전주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박 변호사(사법연수원 31기)는 동부건설에서 7년 동안 근무한 후 1999년 사법 시험에 합격했다. 사법연수원 수료 뒤 서울지법 판사를 시작으로 전주지법 남원지원장, 법원행정처 지원총괄심의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등을 역임했다. 김 변호사(22기)는 홍대부고와 서울대를 졸업하고 사법 시험에 합격한 뒤 서울지법 판사와 서울고법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원, 서울가정법원 부장판사 등을 거쳐 약 20년 동안 법관에 몸 담은 바 있다.
특검팀은 아울러 오는 27일부터 검찰로부터 김일권 제주지검 부장검사와 평검사 1명을 추가 파견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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