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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감 키우는 70년대생 첫 비서실장 강훈식[송종호의 국정쏙쏙]

<78>전략경제협력 특사 강훈식 실장

유럽 출장…"방산 4대 강국 노력 다할 것"

李 "방산 4대 강국 결코 불가능한 꿈 아냐"

국부창출 이어 비수도권 발전 뒷받침 효과

초선부터 정무·전략 인정받으며 대선 역할

韓美대통령 비서실장 핫라인 구축 성과내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한 전략경제협력 특사단이 19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출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을 ‘전략경제협력 특사’로 임명하면서, 강 실장의 존재감이 한층 부각되고 있습니다. 유럽 방산 수주 현장에 직접 나서는 대통령 비서실장은 전례를 찾기 어렵습니다.

강 실장은 19일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출국하기 직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을 만나 "방산 4대 강국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실천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현재 추진되는 사업 모두를 수주하긴 어렵겠지만 최선을 다해 수주량을 늘리는 것이 이번 방문의 목표"라고 강조했습니다. 구체적인 방문 국가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폴란드, 루마니아 등 유럽 주요 방산 협력국을 방문해 이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고 국내 기업의 방산 수주를 지원할 것으로 보입니다.

강 실장 출국 다음날인 20일 이 대통령은 국내 최대규모 방위산업 전시회인 'ADEX 2025' 개회식에서 축사를 통해 "'방위산업 4대 강국' 달성은 결코 불가능한 꿈이 아니다"라며 "2030년까지 국방 및 항공우주 연구개발에 예상을 뛰어넘는 대대적인 예산을 투입할 것"이라고 공언했습니다. 대통령과 비서실장의 손 발이 맞아 떨어지는 모습입니다.

전략경제협력 대통령 특사에 강훈식 실장


‘전략경제협력 특사’로 임명된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 20일(현지시간) 폴란드 코시니악-카미슈 부총리 겸 국방부장관과 회동하고 있다. 사진=강훈식 실장 엑스(X·옛 트위터)


‘전략경제협력 특사’로 임명된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루마니아 일리에 볼로잔 총리를 예방하며 악수하고 있다. 사진=강훈식 실장 엑스(X·옛 트위터)


이전 정부에서도 문재인 정부 때 임종석, 윤석열 정부 때 김대기 실장이 아랍에미리트(UAE)에 특사로 다녀왔지만 원포인트 성격이 짙었습니다. 강 실장은 내년 상반기까지 전략 경제 협력을 위한 방산 협력 업무를 수행하며 3차례 개별 국가를 방문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범 정부를 총괄하며 여러 국가의 수주를 지원하는 특사는 이례적인 게 사실입니다.

강 실장은 “초대형 방위산업의 경우, 국방부의 노력 만으로 되지 않는다는 것이 내부적 결론"이라면서 "금융 지원, 산업 협력, 방산 스타트업 협력에 이르기까지 많은 분야의 협력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단순하게 군사협력만으로 이뤄지는 게 방위산업 수출은 아니라며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는 방산스타트업을 협력하는 문제도 다 엮여있어 대통령 특사로서 비서실장이 참석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강 실장이 방문 예정인 국가들과 추진하고 있는 방산제품 도입규모는 총 562억 달러, 약 79조 원 수준에 달합니다. 수주 자체가 ‘국부창출’인데 대부분의 관련 업체가 비수도권에 위치한다는 점에서 부수적인 효과는 그 이상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7090세대 선두주자 자리 매김…초선 때 수석대변인·전략기획위원장 맡아


2022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당시 강훈식 의원의 서울경제신문 2022년 7월14일자 인터뷰. 아이서퍼 캡처


강 실장은 1973년생으로 대통령 비서실장에 임명된 첫 70년대생입니다. 특히 강 실장은 2022년 이 대통령이 처음 당대표에 도전했을 당시 함께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해 경쟁한 7090세대(70년대생·90년대 학번)중에 한 명입니다. 당시 같이 경쟁했던 박주민 의원과 강병원 전 의원을 제치고 예비경선을 통과해 명실상부 7090세대 선두 주자로서 자리를 매김할 수 있었습니다.

이른바 86세대(60년대생·80년대 학번)이후 7090세대 대표가 부재 한 현실에서 당시 컷오프 통과 자체가 정치권에 관심을 끌었습니다. 이보다 앞서 초선의원 시절에도 이례적으로 당 수석대변인, 전략기획위원장에 임명돼 전략통으로서의 입지 역시 다졌습니다. 이들 당직은 재선도 맡기 힘든 3선 중진들이 맡았던 관례를 깼던 것입니다.

당시 서울경제신문에 연재된 <보좌관들이 본 우리의원>에서 강훈식 의원실 보좌진들은 강 실장을 아래와 같이 평가했습니다.

[보좌관들이 본 우리 의원]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강 의원에 대해서 국회의원에 한 번에 당선된 것 아닌가 하는 이미지 있지만 알고 보면 ‘삼수생’이다. 첫 도전은 만34세의 나이였다. 13.8%로 낙선. 그 다음 총선도 낙선이었다. 젊은 시절 참 힘들게 그러나 꿋꿋하게 살았다.

당선의 길은 멀고 힘들었지만, 대신 경기도지사 보좌관, 민주당 대표 정무특별보좌관 등 나름 중요한 정치적 역할을 맡았다. 그렇기에 300명 의원들 사이에서도 정무 전략적 판단이 눈에 띈다. 민주당 새로운 지도부가 초선 의원인 강 의원을 전략기획 ‘통’으로 발탁한 것도 그런 배경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당대표 체제의 전략기획위원장으로 선임돼 당내 브레인으로 활약 중이다. 동료 의원들이 종종 조언을 구하러 찾아오고 있다.<2018년 10월24일자 서울경제 기사일부>

2018년 10월24일 서울경제 기사



[4·15 이 후보]강훈식 “충청유일 40대 재선도전…'즉시전력'강점”


지역 현안뿐만 아니라 강 후보는 중앙무대에서도 초선답지 않은 행보를 보였다. 고인이 된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강 후보를 가리켜 “초선이라고 보기 힘들 만큼 정세 분석과 판단이 뛰어나다”며 “당에서 크게 쓰일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그는 초선으로는 이례적으로 당 전략기획위원장을 맡아 21대 민주당 ‘시스템 공천룰’을 만들었고, 이어 수석대변인까지 맡아 이번 총선에서도 민주당의 ‘소통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2020년 4월 13일자 서울경제신문 기사 일부>

정무·정략 능력 드러난…한미 비서실장 핫라인


2020년 4월 13일 서울경제 기사


‘정무 전략적 판단이 눈에 띈다’거나 ‘초선이라고 보기 힘들 만큼 정세 분석과 판단이 뛰어나다’ 등 보좌진과 정두언 전 의원의 평가를 보면 강 실장의 정무·전략 능력은 선후배 정치인들이 보기에 모두 특별했던 모양입니다. 그 능력치는 지난 8월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과 핫라인을 구축하며 부각됐습니다. 한미 정상회담 직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상황을 ‘숙청’등으로 묘사하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리자 당일 대통령실은 '비상 상황'이었습니다. 결과는 우려와 달리 ‘피스메이커, 페이스메이커’ 등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지만 그 물꼬는 강 실장이 와일스 실장과 핫라인으로 오해를 풀면서 가능했다는 전언입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약 2주간의 조율을 거쳐 8월25일(현지시각) 한미정상회담에 앞선 오전 10시 40분부터 40분간 비공개로 이뤄졌습니다. 만남 자체가 이례적이고 파격이라는 평가입니다. 양국 비서실장이 따로 만나 핫라인을 구축하는 것 자체가 외교문법에는 존재하지 않는 일입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의 간절함에 강 실장이 말 그대로 ‘뭐라도 해보겠다’는 심정으로 나섰던 게 뜻밖의 성과로 나타난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SNS에 대해 강 실장은 와일스 실장에게 "한국 상황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꼭 정확하게 좀 보고를 해달라”고 전했습니다. 와일스 실장은 “보고하겠다”고 한마디만 했지 단 한번도 강 실장에게 호의적이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얼음 아가씨’ 웃음 짓게 한 강훈식 친화력


지난 8월 한미 정상회담 직후 모습을 공개한 강훈식(왼쪽) 대통령 비서실장. 사진=강훈식 실장 SNS


실제 와일스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얼음 아가씨(ice maiden)’라고 부를 정도로 직언을 서슴치 않으면서도 그의 온전한 신임을 얻고 있는 최측근으로 꼽힙니다. 그만큼 냉철한 성격이라는 얘기입니다. 그런 와일스 실장을 결국 웃음짓게 만든 사람이 강 실장입니다. 강 실장은 정상회담 이후 기자 간담회를 통해 "한미정상회담이 끝나고 제가 '좋은 대화였다'고 (와일스 실장에게) 짧은 영어로 고맙다고 하니 그 분이 사실 저와 40분 대화했었는데 한 번도 웃지 않았다, 그런데 그 때 한 번 웃어주셨다"며 "그런 말씀은 안 했습니다만 본인도 (좋은 대화에) 역할을 해줬다는 취지로 해석한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李대통령 ‘픽’…20대선 전략기획본부장·21대 대선 종합상황실장


수지 와일스 미국 대통령 비서실장. 연합뉴스


강 실장은 특유의 친화력이 통했던 것입니다. 양국 비서실장 핫라인에 큰 기대를 걸지 않았던 이 대통령도 해당 보고를 받고 “잘했다”고 격려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22년 당 대표 선거에서 이 대통령과 맞상대 후보로 껄끄러울 수 도 있었던 강 실장을 이 대통령이 20대선 이재명 후보 전략기획본부장, 21대선 이재명 후보 종합상황실장을 맡긴데는 이유가 있었던 것입니다. 이 대통령은 강 실장을 비서실장에 임명하면서 "격의 없이 소통하고 치열하게 일하는 현장형 참모"라며 "젊고 역동적인 국정운영을 위해 실용성과 소통, 전략을 두루 갖춘 인물로 강훈식을 선택했다"고 했습니다.

전략경제협력 특사로 ‘강훈식’ 또 선택한 李대통령


2025년 8월 25일 한미 정상회담 당시 이재명 대통령과 강훈식 비서실장이 책상에 손을 올린 채 트럼프 대통령과 논의하고 있다. 사진=플리커 백악관 계정


경제·국방 참모들이 한둘이 아닌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대통령실 운영의 핵심인 강훈식 비서실장을 다시 특사로 내세운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어 보입니다. 지난 16일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발표한 여론조사(<10월 13~14일, 서울 거주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1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무선 ARS 방식, 응답률 5.4%>) 결과를 보면 그 단서를 찾을 수 있습니다.

서울시장 가상 양자대결에서 김민석 총리는 오세훈 시장을 상대로 44.2% 대 40.6%로 앞섰고, 강훈식 실장 역시 40.6% 대 42.3%로 접전을 벌였습니다. 충남 아산을 지역구로 한 3선 의원 출신임에도 서울 시민을 상대로 경쟁력을 입증한 셈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같은 조사 결과는 강훈식이라는 이름이 단순히 ‘비서실장’에 머물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이재명 정부의 전략가로서, 그의 존재감이 국정 운영의 한 축으로 점점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여권 안팎에서 나오는 이유입니다.

자료=미디어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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