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보안검색부터 출국까지 '5분 컷'…인천공항엔 없는 '패스트트랙' 써보니[르포]

튀르키예 이스탄불공항 iGA패스 이용

체크인부터 라운지 이용까지 유료로

"대기시간 없이 빠르게 이동 큰 장점"

17일 오후(현지시간) 이스탄불공항에서 외국인 이용객이 이가패스를 이용해 출국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인천공항사진기자단 제공




17일(현지시간) 오후 튀르키예 이스탄불공항 국제선 출국장.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운영컨설팅을 도맡아 유사한 분위기를 풍기는 외관과는 달리, 항공권 체크인 이후 ‘iGA Fast Track’이라는 파란 표지판을 따라 들어서자 사뭇 다른 내부 풍경이 펼쳐졌다. 여권 심사대와 보안 검색대를 거쳐 면세구역까지 도달하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단 5분. 검색대 앞 직원은 iGA pass가 가능한 QR코드를 스캔한 뒤 “굿바이”라고 웃어 보였다. 인천공항이었다면 2시간은 족히 걸렸을 출국 절차가 이곳에선 유료 서비스를 통해 1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일정 비용을 지불하고 대기 없이 빠르게 출국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는 ‘패스트트랙(Fast Track)’이 글로벌 공항 서비스의 판을 바꾸고 있다. 이날 기자가 이스탄불에서 이용한 ‘iGA Pass Daily’ 서비스 비용은 약 20만 원. 하루 동안 △패스트 체크인 △패스트트랙 △라운지 △버기카 서비스 등을 모두 이용할 수 있다.

등급별로 △플러스(499유로) △엑스트라(699유로) △프리미엄(999유로)로 나뉜다. 세금은 별도이며, 일일 패키지는 90유로 수준이다. 단계별로 패스트트랙 이용 범위를 정할 수도 있으며, 추가 비용을 지불하면 면세점 할인과 도심 셔틀 버스 등 추가 서비스도 지정할 수 있다. 공항 운영사인 iGA는 모든 직원을 직접 고용해 브랜드 품질을 유지하며, 노인(65세 이상)·영유아·교통약자에게는 무료로 제공해 접근성을 높였다.

이스탄불공항에 파견된 홍서연 인천국제공항공사 국제협력팀 차장은 “혼잡하게 기다릴 필요 없이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보안검색대를 지나 에어 사이드에 들어갈 때에도 빠르게 들어갈 수 있다. 튀르키예 항공은 지정된 구역에서 따로 체크인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패스트트랙은 지정 항공사 34곳 승객이 우선 이용할 수 있고, 입장 시 전용 게이트에서 QR코드를 90초마다 갱신되는 앱 화면으로 인증한다. 2023년에만 일평균 974명이 이스탄불공항에서 패스트트랙을 이용했고, 지난해엔 150만 명 가까이가 이용했다.



17일 오후(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공항 패스트체크인. 사진=인천공항사진기자단 제공.


패스트트랙을 통과하면 이스탄불공항의 핵심 서비스인 ‘iGA 라운지’가 기다린다. 약 5000㎡ 규모의 공간엔 다양한 음식이 구비된 코너와 바, 회의실, 당구대, 업무용 테이블 등이 마련돼 있었다. 여객의 40%가 환승객인 이스탄불공항 특성상, 이용객 대부분이 대기를 위한 ‘휴식 공간’을 목적으로 패스를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를 입증하듯 샤워를 할 수 있는 공간도 따로 마련돼 있었다.

패스트트랙은 본래 로열티 회원 전용 서비스였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항공 수요가 급격히 줄자, 일반인들을 상대로 한 유료 서비스로 전환했다. iGA 측은 “초기엔 판매하지 않았다. 줄이 생기면 서비스 의미가 사라지기 때문”이라며 “운영 여건이 안정된 뒤 일반 승객에게 유료로 개방했다”고 설명했다.

터미널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이용객들은 출국 심사 후 버기카를 타고 라운지까지 바로 이동할 수도 있다. 무거운 캐리어를 끌고 장거리 동선을 걷는 대신 전동 카트를 타고 이동하는 서비스는 특히 고령자와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인기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역시 최근 공항 운영 효율을 높이기 위해 이스탄불공항과 같이 유료 패스트트랙 도입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는 교통약자나 다자녀 가구 등 제한된 이용객에게만 패스트트랙 혜택을 제공 중인데, 원하는 이들에겐 유료 패스트트랙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전 세계 여객운송실적 30위 공항 중 인천공항을 제외한 두바이공항과 네덜란드 스키폴 공항 등 29개 공항이 현재 유료 패스트트랙을 운영하고 있다.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 ‘위화감 조성’에 대한 우려로 패스트트랙 도입 논의가 번번히 무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아이든 베르킨 셴튀르크 iGA 패스 파트너십 관리팀 스페셜리스트는 “중요한 건 ‘부자 전용 서비스’가 아니라 ‘누구나 이용 가능한 구조’”라며 “일부는 무료, 일부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운영해 계층 분리가 아닌 서비스 다양화를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