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간 50여 회의 시험관 시술과 네 번의 유산을 겪고도 "아이를 안고 싶다"는 소망을 잃지 않았던 40대 산모가 마침내 딸아이를 품에 안았다.
순천향대천안병원은 2일 산모 유경희(44)씨와 남편 신동석(52)씨가 지난달 25일 오전 8시쯤 병원에서 2.2㎏의 건강한 딸아이인 '찰떡순'(태명)을 보게 됐다고 밝혔다. 찰떡순이란 태명은 엄마의 태몽에 나온 '찰떡'과 딸을 상징하는 '순'을 붙여 이름 지었다.
유씨와 신씨의 지난 세월은 순탄치 않았다. 이들 부부는 2007년 결혼해 9년 만에 임신에 성공했지만 3개월 만에 아리를 하늘나라로 떠나보내는 아픔을 겪었다. 지금까지 시행한 시험관 시술은 50여회에 달하고 이 과정에 4번의 유산을 겪었다.
그럼에도 아기를 품에 안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을 포기하지 않던 유씨 가족에게 올해 초 또 한번의 기적이 찾아왔다. 그러나 임산부로서 적지 않은 나이와 자궁근종, S단백 결핍, 그리고 태아에게 혈류, 영양소 등의 공급이 안 되는 항인지질항체증후군 등 위험요인이 적지 않았다.
다행히 아기를 지키겠다는 산모와 가족의 필사적인 노력, 병원 의료진의 헌신으로 유씨는 그토록 꿈에 그리던 ‘찰떡순’을 건강하게 낳을 수 있었다. 김윤숙 산부인과 교수는 "찰떡순의 탄생에 동행할 수 있게 돼 감사하고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 주는 일에 도움이 돼 기쁘다"며 "앞으로도 고위험 임산부들의 건강한 출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퇴원한 유씨는 "그동안 세상과 담을 쌓고 지낼 정도로 너무 힘들고 간절한 시간을 보냈는데 지금은 하루하루가 매일 꿈만 같다"면서 "난임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가족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고, 무엇보다 늘 친절하게 최선을 다해 준 순천향대천안병원 의료진에게 너무 감사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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