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SF작가 등용문인 한국과학문학상에서 공희경 작가의 ‘몸으로 덮인 세계를 본 적 있는가’가 장편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과학 전문 출판사인 허블출판사는 19일 서울 중구 동아시아빌딩에서 제8회 한국과학문학상 시상식을 열었다고 22일 밝혔다. SF소설에 수여하는 한국과학문학상은 허블출판사가 비상교육의 후원으로 주최해오고 있다. 이 상은 김초엽, 천선란, 청예 등 한국 SF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는 작가들을 배출한, 국내 최고의 SF 작가 등용문으로 꼽힌다. 상금은 장편 2000만원, 중·단편 각 500만원이다.
공희경 작가는 ‘몸으로 덮인 세계를 본 적 있는가’는 “비인간의 시선과 상상력으로 재난과 갈등을 그리며, 인류의 운명을 우주적 시야로 비춘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장편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중·단편 부문에선 고선우 작가의 ‘카나트’, 이연파 작가의 ‘옛 동쪽 물가에’, 최장욱 작가의 ‘창조엔진’ 등 3편이 선정됐다. ‘카나트’는 물을 공급해야만 삶이 영위될 수 있는 사막 디스토피아를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아름다운 문장과 정교한 세계관으로, 생태와 계급 문제를 탁월하게 엮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옛 동쪽 물가에’는 26세기의 연구원 한소담이 6세기 신라 시대로 ‘타임워프 파견’되면서 벌어지는 모험 서사로 “과거와 미래, 이승과 저승을 넘나드는 발상으로 역사와 SF를 절묘하게 잇는 작품”으로 인정받았다. ‘창조엔진’은 26세기의 연구원 한소담이 6세기 신라 시대로 ‘타임워프 파견’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가상행성과 나노문명으로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탐구하며 새로운 울림을 전하는 작품”이라는 평을 얻었다.
한국과학문학상은 작년까지 중·단편 부문을 대상과 우수상(4편)으로 구분해 총 5편에 수여했으나 올해부터는 상격 구분 없이 3편을 선정한다. 장편은 1편을 선정한다. 또 수상작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올해부터는 신인뿐만 아니라 기성 작가들도 지원할 수 있게 하고 중·단편은 올해부터 2편 이상을 제출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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