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적 리스크가 더 이상 일시적 이벤트가 아닌 지속적인 이슈가 되자 전 세계가 방위산업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방산 업체 에어로바이런먼트는 전통 무기 체계의 패러다임이 변하는 흐름 속에서 기술력·납품 이력·정책 수혜 삼박자를 고루 갖춘 대표 방산 소비재 종목으로 각광받고 있다.
에어로바이런먼트는 소형 자폭 드론 '스위치블레이드'와 정찰용 무인기 '퓨마', ‘점프’ 등을 생산하는 미국 방산업체다. 기존에는 무인 항공기 중심의 사업 구조였지만 최근엔 사이버 보안·우주 방어 기술까지 영역을 확장하며 차세대 방산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올 5월 방산 기술업체 블루헤일로를 인수해 첨단 무기까지 포트폴리오를 넓혔다.
최근 미국 정부는 드론의 군사적 활용도를 대폭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 6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의 드론 산업 리더십을 강화하는 전략을 발표했고, 국방부는 이어서 소형 공격 드론을 모든 부대에 배치하고 탄약처럼 상시 운용하라는 지침을 내놨다. 구매 절차도 간소화돼 일선 부대가 직접 드론을 조달할 수 있도록 승인 체계를 바꾸고 있다. 이에 따라 소형 드론은 내구재가 아닌 소모품으로 재정의되면서 지속적인 수주 창출이 가능한 '방산 소비재'로 부상했다.
에어로바이런먼트는 이 같은 변화 속에서 선제적으로 공급망을 확보했다. 핵심 제품군인 스위치블레이드의 경우 미 육군과 5년 간 10억 달러(약 1조 3715억 원) 규모의 단독 계약을 체결해 회사 역사상 최대 규모 수주를 달성했다. 올 4월 기준 수주 잔고는 지난해보다 82% 증가한 약 7억 2660만 달러(약 9981억 원)에 달한다. 미 국방부와는 50년 이상 협업해 왔으며 안정적인 납품 이력과 기술 신뢰도를 바탕으로 추가 수주도 이어질 전망이다.
글로벌 수요처 다변화도 강점이다. 매출의 절반 이상은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유럽 고객 비중은 전체의 35% 수준이다. 러시아와 교전 중인 우크라이나에 대한 매출 의존도는 차츰 감소하고 있어 유럽 전반의 중장기적인 수요 기반을 다진 셈이다.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으로 차세대 방위 기술에 있어서 무인기 시스템 활용에 이목이 쏠리는 가운데 관심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기존 유인기가 맡던 정찰·타격 임무가 드론으로 대체되고 있으며 전면전뿐만 아니라 비정규전에서도 드론의 활용도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매출 역시 크게 늘어날 것으로 나타났다. 전망치(가이던스)에 따르면 내년 매출은 1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19억~20억 달러로 집계됐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배 넘게 늘어날 전망이다. 아울러 자본지출(CAPEX)도 매출의 최대 8%까지 확대되는 등 기업의 전방위적 성장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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