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미국과 관세 합의가 무산될 경우를 대비해 160조 원 규모의 미국산 상품에 30%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3일(현지 시간) 로이터·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총 930억 유로(약 150조 원) 상당의 미국 제품에 30% 관세를 매기는 안을 두고 내부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930억 유로는 EU가 미국의 관세에 대비해 1차로 210억 유로 규모로 수립해놓은 보복 계획에 추가로 세워진 720억 유로 상당의 상품을 더한 것이다.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은 EU 집행위가 두 관세를 하나로 통합할 것이라고 로이터에 설명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EU에 대해 30%의 상호관세를 예고한 바 있는데, EU도 똑같은 관세율로 맞불을 놓을 준비를 마친 것이다.
EU는 또 보복 관세 이외에도 수입·수출 쿼터 제한, 라이선스 발급 제한 등 다양한 조치를 포함한 반강제조치법(ACI) 활용도 검토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11일 EU에 보낸 편지에서 상호관세율을 기존 20%에서 30%로 올리고 협상이 무산되면 내달 1일부터 적용하겠다고 통보한 바 있다.
EU는 상호관세율을 미국의 ‘기본관세’에 해당하는 10%로 낮추고 항공기와 자동차, 와인 등 일부 주력 제품은 인하 또는 탕감받는다는 목표로 협상해 왔다. 그러나 미국이 15∼20%의 상호관세를 주장하고 일부 면제 요구에도 응하지 않으면서 EU 내부에서 강경론이 힘을 얻었다. 일본도 자동차와 농산물 시장을 개방하고 미국 알래스카의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에 투자하기로 약속했으나 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추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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