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에만 3명이 추락해 숨진 사고가 발생한 광주 제석산 구름다리가 결국 임시 폐쇄된다.
광주광역시 남구는 24일부터 다음 달 13일까지 구름다리를 전면 통제하고 낙하 방지 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23일 밝혔다. 이번 공사 기간 동안 상하단 이중 안전망이 설치된다. 상단에는 길이 47m, 폭 20m의 대형 그물망이, 하단에는 길이 28m, 폭 10m의 안전망이 설치되며 약 100㎏의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다. 현재는 안전망 설치를 위한 잡목 제거 작업이 진행 중이다.
제석산 구름다리는 1999년 설치돼 지역 대표 산책로로 이용돼 왔지만 투신 사고가 반복됐다. 공식 집계가 시작된 2017년 이후 지금까지 총 8명이 이곳에서 떨어져 숨졌다.
올해에도 추락 사고가 잇따랐다. 이달 8일 40대 남성이 난간을 넘어 추락해 숨졌고 올해에만 총 4건의 사고가 발생해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달에도 한 남성이 추락해 중상을 입는 사고가 있었다.
2020년에는 난간 높이를 기존 1.2m에서 2m로 높이고 롤러 형태의 손잡이를 설치하는 등 안전 조치를 취했지만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광주 남구는 사고 발생 이전인 지난해 9월, 구름다리 안전시설 설치에 활용할 수 있는 특별교부세 2억 원을 광주시로부터 교부받았다. 이 예산은 자살·범죄 등 사회적 위험 요소를 줄이기 위한 '안심 도시 광주 만들기' 공모 사업의 일환으로 내려진 것이었다.
하지만 남구는 수개월간 이 예산을 집행하지 않았다. 당시 남구는 환경부의 '도심지 생태 축 복원 사업' 공모에 응모 중이었으며 공모에 선정되면 국비 수십억 원을 들여 구름다리 아래 터널형 복개 구조물을 설치할 계획이었다. 복개가 이뤄지면 별도의 낙하 방지 시설이 필요 없다고 보고 교부 예산 사용을 미뤘다.
해당 공모는 지난해 말 이후 표류했고 남구는 올해 1월이 되어서야 낙하 방지용 안전망 설치 용역을 발주했다. 이후 계약 절차가 진행되는 사이 올해에만 3명의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남구 관계자는 "당초 생태 축 복원 사업과 연계해 예산을 사용하려 했지만 공모 선정이 어려워지자 성립 전 예산으로 계획을 변경했다"며 "국비 공모를 포함한 중장기 안전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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