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와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가 휴식기에 들어갔지만 ‘제로 토크’ 퍼터의 인기는 더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주요 투어에서 ‘우승 퍼터’로 떠오르면서 아마추어 골퍼들의 관심이 커지는 것이다.
국내 골퍼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기 시작한 건 안병훈이 DP월드 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제로 토크 퍼터를 사용해 우승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다. 이어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김아림·김효주·노예림·유해란 등이 제로 토크 퍼터를 사용해 정상에 서면서 골퍼들의 관심이 폭발했다.
토크는 퍼터 헤드가 샤프트의 축을 중심으로 회전하는 힘을 말하는데 페이스의 뒤틀림이라 보면 된다. 제로 토크는 퍼팅 스트로크 때 뒤틀림 없이 직각을 잘 유지해 직진성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샤프트 축을 헤드의 무게중심 바로 위에 위치시키는 게 기본 원리다.
지난해 말 ‘깜짝’ 등장했던 제로 토크 퍼터의 인기에 맞춰 주요 골프용품 브랜드들이 잇달아 유사한 모델을 출시하고 있다. 안병훈·김아림·노예림·김효주 등이 사용해 화제가 됐던 랩(L.A.B.) 골프가 주도한 이후 이제는 제로 토크 퍼터가 없는 브랜드를 찾기 힘들 정도다.
PXG는 기존의 말렛형 3종 외에 최초의 블레이드형 제로 토크 퍼터인 ‘헬캣’을 18일 출시했다. PXG에 따르면 올해 퍼터 매출의 대부분이 제로 토크 모델에서 나올 정도로 인기다. TP밀스코리아는 미국 본사에 직접 제로 토크 퍼터 제작을 건의해 올해 4월부터 판매 중이다. 제로 토크 퍼터 출시 전 대비 200% 가까운 매출 신장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테일러메이드는 5월 유해란의 LPGA 투어 블랙 데저트 챔피언십 우승 뒤 지난달 제로 토크의 스파이더 ZT 퍼터를 국내에 출시해 초도 물량 완판을 기록했다. KLPGA 투어 황유민과 손예빈이 사용하는 캘러웨이 제품도 3월 첫 출시 이후 꾸준히 판매가 늘고 있다. 이외에 이븐롤·예스골프 등도 제로 토크 퍼터를 올해부터 판매 중이다.
2018년부터 제로 토크 퍼터를 선보여온 랩골프 관계자는 “제로 토크 퍼터의 인기는 흥미로운 현상이다. 랩퍼터는 토·힐·페이스·헤드 뒷부분이 모두 직각으로 유지되는 고유의 ‘라이 앵글 밸런스’ 기술이 있다”며 “추후로는 헤드의 가운데가 아닌 힐 쪽에 샤프트가 장착된 형태의 제로 토크 퍼터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아림·이정은6 등에게 퍼팅을 지도하고 있는 최종환 코치는 “제로 토크 퍼터는 자전거의 보조 바퀴 같은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쇼트 퍼트 때 직진성이 뛰어나다. 다만 개개인의 퍼트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맞춤(피팅)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 골프용품 업체 관계자는 “제로 토크 퍼터는 비수기 판매 효자 상품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면서 “현재의 인기는 공급 부족에 따른 측면도 있는 만큼 골퍼들 사이에 제로 퍼터가 ‘대세’로 자리 잡을 것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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