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국내 증시의 강한 반등을 이끌었던 두산에너빌리티(034020)·HD현대중공업(329180)·현대로템(064350) 등 조선·방산·원전 관련 종목들이 이달 들어 일제히 조정을 받고 있다. 불과 반년 만에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두 배 상승한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2일 코스피 200 중공업 지수의 PBR은 3.91배로 지난달 13일(3.74배) 이후 13거래일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PBR이 4배를 넘은 지 7거래일 만이다. 해당 지수는 올해 주가가 강세인 두산에너빌리티·HD현대중공업·한화오션(042660)·HD한국조선해양(009540)·현대로템 등 대형 제조 업체 17곳으로 구성돼 있다.
PBR은 자산 대비 주가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로, 1배보다 낮을 경우 시가가 장부 가치보다 저평가됐다고 볼 수 있다. 대규모 자산을 보유한 전통 제조 업체들은 통상적으로 PBR이 낮지만 조선·방산·원전 산업의 성장성이 부각되면서 PBR이 4배를 넘어 코스피(1.03배)를 크게 웃돈 것이다.
문제는 코스피 200 중공업 지수가 4배를 넘기 시작한 시점부터 주가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달 30일 주가가 6만 8400원까지 올랐다가 이날 6만 1900원으로 9.5% 하락했다. 같은 기간 HD한국조선해양(-9.7%)·HD현대중공업(-8.1%)·한화오션(-3.0%) 등도 주가가 일제히 내렸다.
시장에서는 올해 상반기 조선·방산·원전 종목들이 급등한 만큼 단기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코스피 200 중공업 지수는 지난해 12월 12일 PBR 2배를 넘은 지 5개월 만인 올해 5월 21일에야 3배를 넘었는데 지난달 19일 4배 돌파까지는 한 달도 걸리지 않았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조선·방산·기계 등 업종은 단기 과열로 오버슈팅 구간에 진입한 만큼 시간적 여유를 두고 변동성을 활용한 분할 매수가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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