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미국 반도체 설계 업체 암페어컴퓨팅을 인수하려던 계획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인공지능(AI) 인프라 분야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목표로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추진하는 65억 달러(약 8조 8000억 원) 규모의 거래가 미국 경쟁 당국의 조사에 직면하면서다.
2일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소프트뱅크의 암페어 인수에 대해 ‘거래에 관한 2차 정보 요청’으로 불리는 조사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이는 일반적인 인수합병(M&A) 심사를 넘어 추가 자료를 요구하는 절차로 전체 거래 중 소수가 이 같은 후속 요청을 받는다. 조사는 경우에 따라 1년 이상 이어질 수 있으며 인수 거래가 무산되는 일도 발생한다.
소프트뱅크는 올 3월 암페어 인수 계획을 발표하고 연내 인수를 마무리해 자회사로 편입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암페어는 데이터센터용 중앙처리장치(CPU)를 설계하는 업체로 소프트뱅크의 AI 인프라 확장 전략에 따라 인수 절차가 진행됐다. 소프트뱅크가 2016년 인수한 영국 반도체 기업 암(ARM)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오라클과 칼라일그륩이 보유한 암페어 지분을 전액 현금으로 사들여 올해 안에 거래를 마무리 지을 계획이었지만 미 당국의 개입으로 차질이 발생한 모습이다. 블룸버그는 “암페어 측은 논평을 거부했고 소프트뱅크와 FTC 측도 즉각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소프트뱅크가 대규모 인수 거래와 관련해 반독점 규제의 벽에 부딪힌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2020년 소프트뱅크는 ARM을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에 매각하려 했지만 미국과 영국 규제 당국의 반대로 거래가 무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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