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중앙은행 총재와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부의장 등을 역임한 경제학자 스탠리 피셔(사진)가 31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81세.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중앙은행은 이날 성명을 내고 피셔의 별세 소식을 알렸다.
피셔는 이스라엘과 미국 두 나라의 중앙은행을 이끈 인물로, 학계와 정책 현장을 넘나들며 세계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미 연준 부의장을 지냈고, 그 전에는 2005년부터 이스라엘 중앙은행 총재로 8년간 재임했다. 이 외에도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 뉴욕 시티그룹 부회장 등을 역임하며 금융 위기 대응의 핵심에 섰다.
특히 이스라엘 중앙은행 총재 당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대응에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남아프리카 잠비아 태생인 그는 이스라엘 중앙은행 총재로 발탁된 뒤 시민권을 취득해 미국·이스라엘 이중 국적을 보유해 왔다.
피셔는 1978년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교수 시절 동료 루디 돈부시와 함께 집필한 ‘거시경제학(Macroeconomics)’으로도 유명하다. 이 책은 2018년 13판까지 출간되며 전 세계 대학생들의 경제학 입문서 역할을 했다.
MIT 교수로 지내며 지도한 제자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 마리오 드라기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로렌스 서머스 전 미 재무부 장관, 그레고리 맨큐 하버드대 교수, 우에다 카즈오 일본은행(BOJ) 총재 등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래리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은 지난 2017년 인터뷰에서 피셔에 대해 “그의 가르침, 저술, 조언, 리더십을 통해 지난 세대 글로벌 금융에 누구보다 큰 영향을 미쳤다”며 “그의 노력 덕분에 수억 명의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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