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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당원이 끝낸 ‘후보 교체’ 막장 소동, 비민주적 행태 더 없어야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11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 사무실에서 회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지도부가 대선 후보 교체를 강행했으나 당원들의 집단 반발로 무산됐다. 국민의힘은 10일 밤 대선 후보를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에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로 교체하는 안건이 전 당원 투표 결과 부결됐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당이 ‘후보 단일화’ 명분을 내걸고 강행하려던 후보 교체는 백지화됐고 김 후보는 대선 후보 자격을 회복해 11일 공식 등록을 마쳤다.

동서고금을 통틀어 전례를 찾기 힘든 후보 교체 소동이 벌어졌다. 김 후보가 이달 3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로 결정된 직후부터 당 지도부와 김 후보, 한 전 총리 등은 단일화 방안과 후보 교체 등을 둘러싸고 진흙탕 싸움과 법정 공방을 벌였다. 특히 후보 등록을 앞두고 불과 24시간여 사이에 당의 대선 후보가 김문수에서 한덕수로, 다시 김문수로 엎치락뒤치락하는 혼란극을 연출했다. 이 과정에서 민주적 원칙과 절차, 상식은 무시됐다. 9일 저녁 법원이 전당대회 개최 금지 가처분 신청 등을 기각한 뒤 국민의힘 지도부는 10일 새벽 군사비밀작전을 방불케 하는 방식으로 후보 교체를 밀어붙였다. 당 비상대책위원회는 김 후보 선출을 갑자기 취소한 데 이어 새벽 3시부터 단 1시간 동안 새 후보자 등록 신청을 받으면서 32개 서류를 제출하도록 함으로써 한 전 총리의 등록만 가능하도록 했다. 선출되지도 않은 비대위가 경선을 통해 선출된 후보의 자격을 일방적으로 박탈하고 교체를 시도한 것은 민주적 절차를 명백히 위배한 것이다.



김 후보는 사상 초유의 내홍을 수습하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맞대결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이미 사퇴한 권영세 비대위원장 외에도 정당 민주주의 훼손에 책임이 있는 당 지도부는 모두 물러나는 것이 마땅하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김 후보는 당을 전면 쇄신하고 복합위기 극복과 재도약을 위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 실패와 계엄·탄핵 사태에 대해서도 깊이 반성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헌법 8조의 규정처럼 목적·활동이 민주적이어야 하는 정당이 절차적 정당성을 무너뜨리는 행태가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된다. 민주주의와 법치를 무시하는 정당은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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