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7일 전북과 충남을 찾아 “소비도, 모임도 안 하며 (경제가) 위축되고 있는데 6월 3일부터는 바닥을 찍고 다시 정상으로,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갈 테니 걱정하지 말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공직선거법 파기환송심 공판기일 연기로 대선 전 선고 우려를 덜어내며 다시 대선 행보에 탄력을 받게 됐다.
연일 지역에서 시민들을 만나고 있는 이 후보는 ‘2차 골목 경청투어’ 마지막 날인 이날도 거듭 민생을 강조했다.
그는 전북 진안에서 균형발전을 강조하며 “우리나라는 서울·수도권 등 힘 센 사람이 더 많이 지원받아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며 “특별한 희생을 하거나 특별한 어려움을 겪는 지역에는 특별한 지원을 통해 균형을 맞춰 함께 살게 하는 것이 정치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겨냥한 비판도 쏟아냈다. 이 후보는 “정적을 어떻게 죽여볼까. 내 가족 친구들 범죄를 어떻게 덮어볼까 하다 생각해낸 게 비상계엄 내란”이라며 “이제 그런 거 안 하는, 진짜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다. 담벼락에 악이라도 질러라’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발언을 소개하며 “죽지 않고 죽을 힘을 다해 반드시 새로운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다.
전북 임실에서는 “멍멍이도 충직하게 주인을 모시다가 죽기까지 하는데, 사람이 돼서 국민이 맡긴 일을 제대로 하기는커녕 국민이 맡긴 총칼로 국민을 죽이겠다고 한다”며 “그런 잘못된 공직자를 벌하기는커녕 오히려 편드는 나쁜 사람들은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전북 전주에서 윤제균 영화감독, 김은숙 작가 등을 만나 ‘K콘텐츠 산업 진흥 간담회’를 열고 “문화도 먹고사는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문화 콘텐츠는 국민 일자리 사업으로도 상당히 유망한 영역”이라며 “문화를 키우기 위해서는 풀밭이 중요한데 공룡들이 짓밟고 있다. 그것을 지키는 게 정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대한노인회 익산지회도 들렀다. 민주당 지지세가 약한 노년층을 겨냥한 행보다. 이 후보는 “어르신들이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시간에 선진국 반열에 올라서게 한 산업 역군인데 지금은 노후가 매우 불안정해 걱정이 많으실 것”이라며 “우리 세대가 어르신들을 잘 모시고, 다음 세대도 희망이 있는 세상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공언했다.
이 후보는 8일에는 대한상공회의소를 찾아 대한상의와 한국경영자총협회·한국경제인협회·한국무역협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5단체와 간담회를 갖는다. 경제계에서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을 포함한 각 단체 수장이 참석한다. 이 후보는 간담회에서 내수 침체와 미국 관세 여파로 인한 불확실성을 지적하고 민생경제 회복 구상을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경제단체 주관의 대선 후보 초청 행사와 달리 이번 간담회는 후보자의 강연이 아닌 현장 건의 중심으로 진행된다. 경제5단체는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초청 간담회도 열 계획이지만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와의 단일화 협상으로 일정 조율이 지연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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