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무릎이 빠졌다고 표현되는 '슬개골(무릎뼈) 탈구'의 발병 위험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술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개발됐다.
연세사랑병원은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강북연세병원과 함께 자기공명영상(MRI)과 최적화된 머신러닝 기법을 활용해 슬개대퇴 불안정성의 해부학적 위험 요인을 효과적으로 식별할 수 있는 AI 모델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슬개골은 무릎 앞 한가운데에 있는 종지 모양의 뼈를 지칭하는 용어다. 슬개골 탈구는 슬개골의 뼈마디가 어긋나거나 정상적인 위치에서 벗어나는 현상으로, 심한 통증과 불편을 유발한다. 반려견, 특히 푸들에게 많이 발생하는 질환이라고 알려졌는데 사람에게 나타나는 경우도 흔하다.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 무릎 연골, 근육, 십자인대 손상을 유발하고 관절염이 빠르게 찾아올 수 있다.
연구팀은 2010년부터 2022년까지 급성 외측 슬개골 탈구로 진단받은 20세 이상 성인 환자 124명과 대조군 121명의 MRI 데이터를 비교했다. 분석 결과 슬개골 경사와 대퇴골 활차 깊이가 슬개골 탈구와 가장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이는 요인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로지스틱 회귀 분석(LRA), 서포트 벡터 머신(SVM), 라이트 그래디언트 부스팅 머신(LGBM) 등 세 가지 머신러닝 기법을 적용해 성능을 비교해보니 LGBM 모델은 8개의 변수를 활용해 AUC(곡선하면적) 0.873으로 가장 높은 성능을 보였다. SVM 모델은 단 3개의 변수만으로 AUC 0.858을 기록해 높은 효율성과 정확도를 동시에 입증했다.
연구팀은 실제 임상에서는 진단 정확도 못지 않게 효율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적은 수의 변수로도 높은 예측력을 가진 머신러닝 모델이 더욱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세 가지 머신러닝 기법 중 적은 수의 변수로도 우수한 성능을 보인 SVM 모델의 임상적 활용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평가다.
고용곤 연세사랑병원 병원장은 “독립된 세 의료기관의 정형외과 전문의들이 긴밀하게 협력해 최소한의 변수만으로 성인 슬개골 탈구 위험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향후 이 기술이 임상 현장에 도입되고 활용되면 슬개골 탈구 고위험 환자들을 조기에 쉽게 식별, 진단하고 적절한 예방적 조치를 취하는 것은 물론 적극적인 치료로 이뤄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정형외과 분야의 저명한 국제학술지인 ‘Orthopaedic Journal of Sports Medicine(스포츠 의학 정형외과 저널)’ 4월 온라인 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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