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향해 퇴진 압박에 나선 가운데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이를 두고 중앙은행의 정치적 독립성이 위축될 수 있다며 공개 비판했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굴스비 총재는 CBS 방송에 나와 “경제학자들은 통화정책이 정치적 간섭으로부터 독립적이어야 한다는 데 사실상 만장일치 의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는 우리가 통화정책의 독립성이 의문시되는 환경으로 이동하지 않기를 강력히 희망한다”며 “그것은 연준의 신뢰성을 약화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특히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유지되지 못하는 국가들에 대해 “인플레이션이 더 높고 성장은 더디며 고용 시장은 더 나쁘다”고 지적했다.
굴스비 총재의 이날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파월 의장 사퇴 압박 이후 나온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파월 의장에 대해 “내가 그의 사임을 원하면 그는 매우 빨리 물러날 것”이라면서 파월 의장이 어느 시점에 금리를 낮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현재 파월 의장은 내년 5월인 자신의 임기를 지키겠다는 생각으로 알려진다. 트럼프 대통령이 통화정책 이견을 이유로 연준 의장을 해임할 법적 권한이 없다는 해석 또한 많다.
한편 이날 굴스비 총재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올 여름 경제 활동이 하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굴스비 총재는 “현재 미국인들의 구매 폭증으로 인위적으로 높은 수준의 경제 활동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초기에는 경제 활동이 인위적으로 높아 보이다 여름철이 되면 이미 모두 구매했기 때문에 활동이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단기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장기 경제 전망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4월에 나온 실물 지표는 좋았다. 실업률은 안정된 완전 고용 수준이고 인플레이션은 낮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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