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대선 출마를 선언한다.
8일 김 지사 측에 따르면 9일 오전 9시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출국장 K카운터에서 미국 출장에 앞서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김 지사는 9일부터 12일까지 2박4일 동안 미국 완성차 자동차 업체인 GM, 포드, 스텔라티스 소재지인 미시간주에머물며 '관세외교'에 나설 계획이다. 이번 출장은 미국의 자동차 부품 관세에 대응하기 위한 긴급 출국이라고 김 지사 측은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 지사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이후 줄곧 대권 행보를 이어왔다. 특히 당 내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대표와 주요 사안마다 대립각을 세우며 존재감을 키워왔다. 이 대표 중심의 ‘일극체제’에 대한 비판과 함께 분권형 4년 중임제 주장 등이 대표적이다.
김 지사는 ‘트럼프 2기’ 출범에 대응하는 경제전권 대사 임명을 줄기차게 주장하는 등 경제문제에 집중하는 행보를 보여왔다. 미국 출장을 떠나면서 이례적으로 공항에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는 것은 문재인 정부 경제부총리 출신으로서 여야 대권 잠룡 중 ‘경제통’으로 손꼽히는 이력을 부각 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대선출마 예고에 앞서 김 지사는 이날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트럼프발 ‘관세 전쟁’에 자동차 산업이 직격탄을 맞았다”며 “지난주 평택항에서 만난 우리 자동차 업계 기업인들의 호소는 그야말로 절규였다. 이대로 손 놓고 있다간 중소기업들은 줄도산할 위기에까지 처했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자동차 산업이 핵심인 미시간주 역시 트럼프 관세 충격파에 지역 경제와 산업 생태계가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경제뿐만 아니라 전 세계 경제와 산업이 공멸할지도 모르는 전대미문의 위기다. 그런데 정부는, 정치권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고 정치권을 힐난했다.
김 지사는 끝으로 “경제의 시간이다. 지금 허송세월하는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라며 “국민의 삶을 책임져야 할 공직자, 정치인 누구도 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경고했다.
김 지사는 귀국 후 당내 경선일정이 확정되면 곧바로 연차를 내어 경선에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고영인 경제부지사, 안정곤 비서실장 등 도 정무라인 인사들도 조만간 사표를 내고 김 지사를 도울 것으로 알려졌다. 여의도에 차려질 대선 캠프 좌장은 박광온 전 의원이 맡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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