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국정 과제였던 임대차 2법 개편이 사실상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다수당인 민주당이 임대차 2법 개정에 부정적인 상황에서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되면서 정부가 동력을 내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6일 부동산 업계와 정치권에서는 윤 전 대통령 탄핵 인용으로 인해 임대차 2법 개편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임대차 2법(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제7조)은 전월세 계약 기간을 ‘2+2년’으로 연장해 최대 4년 거주를 보장하고, 계약 갱신 때 임대료 상승률을 5% 이내로 제한하는 내용으로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 7월 도입됐다. 윤 전 대통령은 매물 감소, 전세 가격 상승 등의 부작용이 발생했다며 폐지 내지는 전면 개편을 추진해왔다.
이에 국토교통부도 지난달 국토연구원 주최로 임대차 제도 개선 토론회를 열고 공론화 시동을 걸었다. 토론회에서는 임대차 2법 폐지, 각 지방자치단체에 기준 임대료 결정 권한 부여, 임대인-임차인 간 자율 협상, 임대료 상승률을 5%에서 10%로 상향 조정 등 네 가지 개선 방안이 제시됐다.
하지만 법 개정의 키를 쥔 민주당 내부에서는 전면적인 개편을 받아들이기는 어렵다는 기류가 강하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제도가 안착하고 있는 데다가 전셋값 상승의 원인이 임대차 2법에만 있다고 결론을 내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토연구원 토론회에서 이승협 중앙대 교수도 “도입 당시는 역사상 가장 낮은 금리가 적용되던 시기”라며 “금리 변동과 시장 상황을 고려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국토부의 한 관계자는 “임대차 2법은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개편 여부 및 방향에 대해) 결론을 지금 내는 것은 힘들다”며 “여러 의견을 듣고 국회와 적극적으로 소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최근 민주당 민생연석회의에서 전세 계약 10년 보장 개정안이 논의됐다가 여론 반발에 당 지도부가 당론이 아니라며 물러서는 등 추가 규제 가능성도 엿보이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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