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아 주목 받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전 세계적인 저출산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하면서 한국의 사례를 다시 언급했다.
머스크 CEO는 이달 29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언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인류의 미래에 대해 가장 걱정하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낮은 출산율"이라면서 한국의 사례를 거론했다.
그는 "전 세계 대부분 국가에서 출산율이 매우 낮다"며 "한국과 같은 곳에서 출산율은 대체출산율의 3분의 1 수준이다. 이는 3개 세대가 지나고 나면 한국은 현재 규모의 3∼4%가 될 것이라는 의미이며, 어떤 것도 이를 되돌리지 못할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대체출산율은 한 국가가 현재의 인구 규모를 장기적으로 유지하는 데 필요한 합계출산율을 가리키는 용어로, 약 2.1 명이다. 이와 비교해 0.75명에 불과했던 한국의 지난해 합계출산율을 지적한 것이다. 머스크는 그러면서 "인류는 죽어가고 있다"면서 "이는 우리가 대응하도록 진화된 상황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평소 저출산 문제에 지대한 관심을 보여온 머스크가 한국의 저출산 사례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머스크는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 콘퍼런스에 화상 대담자로 출연해서도 장기적으로 인류의 가장 큰 위협은 인구 붕괴라면서 "현재 출산율을 기준으로 하면 한국 인구는 지금의 약 3분의 1보다 훨씬 적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22년에는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한국이 홍콩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구 붕괴를 겪고 있다"고 언급했으며 이후로도 여러 차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관련 내용을 올린 바 있다.
머스크는 저출산 해결을 위해 아이를 많이 낳아야 한다고 강조했고, 총 14명의 자녀를 둔 ‘다둥이 아빠’로도 알려져 있다. 첫 배우자였던 판타지 소설 작가 저스틴 윌슨과 체외수정을 통해 6명의 자녀를 낳았고, 전 여자 친구인 캐나다 가수 그라임스와는 대리모 출산을 통해 아들 2명과 딸 1명을 뒀다. 자신이 설립한 뇌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의 임원 시본 질리스와 사이에는 4명의 자녀를 뒀다. 미국의 보수 성향 인플루언서 애슐리 세인트 클레어는 지난달 자신이 낳은 자녀 1명의 아버지가 일론 머스크라고 주장하며 뉴욕 법원에 머스크를 상대로 친자 확인·양육권 소송을 제기했다.
/박경훈 기자 soco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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