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0일 시작되는 제19회 베니스비엔날레 국제건축전 한국관의 주제는 1995년 처음 설립돼 올해로 건축 30년을 맞은 한국관 그 자체다. 고(故) 김석철 건축가와 프랑코 만쿠조가 공동 설계한 한국관의 시작부터 지난 30년 역사를 돌아보고 다가올 30년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한국관 다시 쓰기’인 셈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17일 서울 종로구 아르코미술관에서 2025년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과 전시계획안을 발표했다. 한국관 공동 예술감독으로는 정다영·김희정·정성규 3명으로 이뤄진 CAC가 선정됐다. 역대 건축전 한국관 전시 중 최연소 예술감독이라는 기록을 새로 썼다. 한국관 대표 작가는 이다미·양예나·박희찬·김현종 4명으로 구성됐다. 작가들은 한국관이 쌓아온 30년 역사 위에 현재와 미래를 관통하는 새로운 이야기들을 쓴다. 올해 베니스 건축전의 전체 주제인 ‘지성. 자연. 인공. 집단’에 맞춰 집단적인 공동 연구와 협업에 힘썼다는 설명이다.
전시를 관통하는 주제는 ‘두껍아 두껍아 : 집의 시간’이다. 정 감독은 “집 짓는 흙 놀이를 하며 부르는 이 유명한 음악은 집의 재생을 의미하는 가사로 가득 차 있다”며 “30년을 기점으로 헌 집, 새 집으로 나뉘는 한국관의 시간을 뜻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기존 한국관을 공간적·시간적 맥락으로 돌아보는 일과 큐레이터의 요청을 받은 작가 4인이 파빌리온을 해체하고 재조립해 한국관의 존재를 일깨우는 작업 두 가지로 구성됐다. 이다미는 ‘덮어쓰기, 덮어씌우기’를 통해 한국관의 숨은 역사를 드러내고 양예나의 ‘파빌리온 아래 삼천만 년 전’은 한국관의 원초적 시간과 공간을 다룬다. 박희찬의 ‘나무의 시간’은 한국관의 정체성이기도 했던 나무에 반응하는 건축 장치를 선보이며 김현종의 ‘새로운 항해’는 한국관 옥상을 활용해 미래를 향한 미지의 가능성을 탐구한다.
작업은 베니스비엔날레 마지막 국가관으로 장기간 호명됐던 한국관의 건축적 의미도 탐구한다. 정 감독은 “한국관을 단순히 ‘화이트 큐브(전시 공간)’로 보는 시선을 넘어 다층적 의미를 품은 유기체로 바라보며 파빌리온 자체가 가진 생명력을 탐구하려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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