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故 오요안나 기상캐스터의 사망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10일 안 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지난해 9월 한 방송사의 프리랜서 기상캐스터가 스스로 생을 마감한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오요안나는 2021년 MBC 공채 기상캐스터로 방송을 시작했으며 프리랜서 형태로 계약을 지속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사망한 이후 3개월이 지난 후에 직장 내 괴롭힘의 피해자였다는 의혹이 일기 시작했다. 고인이 생전에 사용한 휴대전화에서 힘들었다는 내용이 담긴 원고지 17매 분량의 문건이 발견돼 큰 파장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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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위원장은 "지상파 방송사에 근무하는 프리랜서는 전체 방송사 비정규직 프리랜서, 파견직, 계약직 등 9199명 중 2953명으로 32.1%에 해당하고 아나운서 계열 중 프리랜서의 비중은 92.9%에 이른다"며 "현실에서 대다수의 프리랜서는 법적으로 근로자가 아니라 개인사업자로 취급되어 각종 노동법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짚었다.
안 위원장은 "이들이 직장 내에서 괴롭힘을 당할 경우, 문제를 제기할 통로가 없어 고통을 받는 경우가 많다"며 "모든 일하는 사람들의 존엄성은 노동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보장받아야 할 가장 기본적인 권리"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인권위는 프리랜서 등과 같이 노동을 제공함에도 직장 내 괴롭힘 등에 대한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직장에서 존엄성을 지킬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MBC는 오요안나를 괴롭힌 것으로 지목된 동료 기상캐스터들에 대해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조사를 진행 중이다. 서울 마포경찰서도 오요안나 사건을 조사해 달라는 진정서를 접수 받아 내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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