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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쪽지 누가 썼나 가물가물"→"최상목에 준 적 없다”…조태열 “대통령이 줬다”

12·3 비상계엄 쪽지 관련

尹 말 바꾼다는 지적도

조태열 외교부 장관 "尹이 줬다" 거듭 증언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있다. 뉴스1




이른바 ‘12·3 계엄 쪽지’를 두고 윤석열 대통령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조태열 외교부 장관의 말이 엇갈리고 있다. 앞서 최 대행과 조 장관은 윤 대통령으로부터 계엄 관련 쪽지를 받았다고 밝혔으나 윤 대통령은 21일 '쪽지를 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18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선 '비상입법기구 쪽지' 관련 쪽지에 대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쓴 것인지, 내가 쓴 것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고 답했다. 쪽지를 건넨 사실 자체는 인정하면서, 작성자가 누군지 기억이 안 난다는 취지로 보인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21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변론에 직접 나섰을 당시엔 “비상계엄 선포 직전 최상목 장관에게 쪽지를 준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말을 바꾸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상목(오른쪽) 대통령 권한대행과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지난달 2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위원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최 권한대행은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무회의에서 윤 대통령으로부터 계엄과 관련된 예비비 등 재정자금 확보에 관한 쪽지를 전달받았다고 인정한 바 있다. 조 장관 또한 지난달 13일 국회 본회의 긴급현안질문에서 “(지난달 3일 밤) 9시쯤 대통령 집무실로 들어가 보니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겠다면서 종이 한 장을 줬다”고 밝혔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전날 헌재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국가비상입법 관련 예산 편성 쪽지를 최 대행에게 준 적이 있느냐”는 재판부 질문에 “준 적도 없고 나중에 계엄 해제 후 언론을 통해 이런 메모가 나왔다는 걸 봤다”고 답했다. 이어 “기사 내용도 부정확하고 이걸 만들 수 있는 사람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밖에 없는데 장관은 그때 구속돼 있어서 구체적으로 확인을 못 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윤 대통령 측의 주장은 22일 국회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국조특위) 청문회에서 곧바로 반박당했다. 이날 출석한 조태열 장관이 “윤 대통령이 쪽지를 준 게 맞다”고 거듭 증언하면서다. 조 장관은 ‘대통령에게서 직접 쪽지를 받은 게 맞느냐’는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맞다”고 답했다. 그는 "지난해 본회의(12월 13일 긴급현안질의)에서도 제가 그렇게 답변했다"고 재확인까지 했다.

‘계엄 쪽지’ 관련 진술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21일 연합뉴스TV에서 "윤 대통령이 내가 썼는지, 김용현 장관이 썼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는 얘기는 쪽지가 전달된 사실은 인정을 한 것"이라며 "그런 쪽지가 최상목 장관에게 전달된 사실은 인정은 했는데, 오늘은 쪽지 전달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쪽지에 관해 기억이 없다고 얘기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의 심리 상태가 정상이 아니다. 하루나 이틀 단위로 주요 문제에 관한 증언과 주장이 바뀌고 있다"며 "굉장히 대통령이 초조하고, 공수처 구속영장 집행 이후 영장이 발부된 데 대해 심리적으로 쫓기고 있는 것 같다. 쫓기는 상태로 헌재에 나온 것"이라고 짚었다.

한편 윤 대통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증인 신문이 열리는 23일 탄핵 심판 4차 변론에도 직접 출석한다. 이날 재판은 오후 2시에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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