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10시부터 나와서 자리 잡았는데 사람 정말 많네요. 오늘 불꽃놀이, 기대됩니다.” (서울세계불꽃축제를 관람하러 온 시민 김은아 씨)
5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 ‘2024 서울세계불꽃축제’가 열리는 가운데, 이날 강변과 공원 곳곳에는 불꽃놀이를 기대하는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서울세계불꽃축제는 이날 오후 7시 개막식을 시작으로 오후 8시 30분까지 불꽃쇼가 이어질 예정이다. 올해로 20회를 맞는 서울세계불꽃축제의 주제는 ‘다채로운 불꽃처럼 자신의 꿈을 그려가는 당신(Light Up Your Dream)’이다. 주최를 맡은 한화 외에도 일본과 미국팀이 참여해 총 3개국의 화려한 불꽃쇼가 예정돼 있다.
지하철부터 붐비는 사람들…안전관리에만 수천 명 투입
주최 측은 이날 107만 명이 불꽃축제를 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축제 장소에서 가장 가까운 서울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도 내리는 승객들로 가득했다. 역에 설치된 출입구가 좁은 탓에 다소 혼잡스러운 느낌은 있었지만,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들이 “우측통행해주세요”라고 안내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서울교통공사는 축제 인근 역에 총 253명, 여의나루역에는 97명의 안전관리 인력을 투입한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여의나루역을 방문하는 인원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여의나루역은 인파가 지나치게 몰릴 것을 대비해 축제 시간 1시간 전부터 무정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후 서울시는 안전안내문자를 통해 오후 6시부터 5호선 여의나루역을 무정차 통과한다고 밝혔다.
역에서 내린 후 도착한 여의도 한강공원은 불꽃축제를 찾아온 사람들로 가득했다. 어린 아이를 데리고 온 가족부터 젊은 연인까지, 관람객의 연령과 성별은 남녀노소를 떠나 고른 분포를 보였다.
원효대교 인근 강변 ‘명당’ 자리를 잡은 하 모(25) 씨는 “오전 9시 30분부터 와서 자리를 잡았다”며 “그때에도 이미 이 근방은 가득 차 있었다. 뒤 구역은 오후 1시에야 거의 찬 것 같더라”라고 말했다. 반면 명당에서 다소 떨어진 여의나루 역 인근에 자리 잡은 김이나(13)양은 “오후 1시 40분에 와서 돗자리를 펼쳤다”며 “이번이 첫 불꽃놀이라 두근거린다”고 전했다.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노점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돗자리 대여를 문의하는 손님에게 “오늘 100만 명이 찾아오는데 어떻게 돗자리를 빌려줄 수 있겠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대규모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는 만큼 한화그룹과 서울시·경찰·소방 등 관계기관은 안전 관리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었다. 한화그룹은 임직원 봉사단 1200명을 포함한 3400여 명의 안전관리 인력을 파견했다. 경찰은 경찰서 558명, 기동대 1380명, 기동순찰대 160명 등 모두 2417명의 인력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한화와 소방재난본부, 영등포·용산구, 서울경찰청 등 유관 기관과 협력하여 행사장에 ‘종합안전본부’를 설치하고 전년 대비 안전 인력을 28% 증원했다고 밝혔다. 안전 인력들은 통행로 중간에서 시민들이 양방향으로 오가도록 “서지 말고 계속 통행해주세요” “우측통행해주세요”라며 안내를 이어갔다.
응급상황을 대비해 구역 곳곳에는 사설구급차와 소방이 운영하는 응급이송차량이 대기 중이었다. 영등포소방서에서만 106명이 투입됐고, 이외에도 용산소방서 등 인근 소방서 인력이 총동원됐다.
이날 낮 최고온도는 24도로 예보돼 덥지 않은 날씨였지만 강렬한 초가을 햇빛 탓으로 양산을 쓴 채 기다리는 관객들이 여럿 있었다. 의료센터 관계자는 “아직 일사병 등으로 찾아온 분은 없다”면서 “찰과상 등 작은 부상을 입은 분들이 있어 치료했다”고 말했다.
많은 인원들로 인해 화장실에 길게 줄이 늘어서는 진풍경도 이어졌다. 류 모(24) 씨는 “화장실 줄이 너무 길어 더현대 서울 쪽에 있는 건물까지 화장실을 다녀왔다”고 말했다.
올해 처음 도입된 유료좌석…"편하게 감상하러 왔어요"
주최를 맡은 한화는 올해 처음으로 2500석의 유료 좌석을 운영한다. 티켓 가격은 16만 5000원이지만, 중고판매 플랫폼에는 5~10만 원 웃돈을 주고 판매하는 이들로 가득할 정도로 인기였다.
블루존(수변관람석) 티켓으로 불꽃축제를 관람할 예정이라는 20대 김 모 씨는 “재작년에도 왔는데 불꽃이 단순히 한번에 터지는 게 아니라 각양각색 시간차로 터지는 모습이 다시 보고 싶어 왔다”면서 “티켓이 있어서 편하게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잔디관람석 티켓을 구매한 황수경(45) 씨도 “작년에는 앉아서 기다리느라 힘들었는데 어렵게 티켓팅해서 딸과 함께 보려 한다”고 전했다. 다만 유료 티켓을 구하지 못한 일부 시민들은 ‘지금이라도 티켓을 구할 수 없느냐’고 주최 측에 문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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