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이 갖고 있는 경제인식은 거의 모두 잘못됐다.”
해리스-가디언이 최근 내놓은 여론조사 분석 결과다. 이런 상황이 발생한 것은 특정 개인이나 집단이 아닌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이달 초 실시된 여론조사는 경제에 대한 인식이 현실과 다르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미국인의 55%는 경제가 위축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미국 경제는 인플레이션을 감안한다 해도 지난 2년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사실상 모든 척도에서 우리는 성장 기대수준을 넘어섰다. 다른 선진 경제국들에 비해 월등한 성장률을 기록 중인 미국 경제는 국내총생산(GDP)과 고용성장 측면에서도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 나온 예상을 뛰어넘었다.
해리스-가디언 여론조사에서 미국인의 절반가량인 49%는 실업률이 50년래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고 믿었다. 현실은 정반대다. 실업률은 2년 이상 4%선 아래에 머물렀다. 실업률이 2년 이상 이처럼 낮은 수준을 유지한 것은 리처드 닉슨 행정부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또 응답자의 49%는 올 들어 주가가 하락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0% 이상 올랐고, 주식시장의 주요 지수들도 최근 역대 최고점을 찍었다.
우리의 인식은 왜 이토록 왜곡됐나? 경제 전문가들과 일반인들은 구체적인 내용을 가리키는 일부 경제 용어를 서로 다르게 사용한다. 경제 인식과 현실 사이의 차이는 이것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경제 전문가들에게 ‘리세션’은 생산량과 고용 등으로 측정하는 경제 전반이 축소되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인들에게 리세션이란 높은 가스비처럼 ‘경제에 관한 어떤 부정적 느낌’과 느슨하게 연결돼 있다. 이 같은 용어 사용의 차이는 해리스-가디언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응답자의 거의 절반을 비롯한 절대다수가 경제 전문가들의 일치된 의견과는 달리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졌다고 믿는 이유를 설명해준다.
마찬가지로 경제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을 가격 수준이 아닌 가격 오름폭으로 규정한다. 지난해 폭등한 물가 상승률이 올 들어 평평해졌다면 경제 전문가들은 현재 인플레가 낮은 수준이라고 정의한다. 그러나 일반인은 가격이 얼마 전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이라며 불만을 터뜨린다.
본질적으로 이것이 지금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인플레이션은 2022년 중반에 한세대만에 가장 빠른 성장속도를 기록한 이후 대체로 둔화되고 있다.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으니 아직 문제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연방준비제도 관계자들은 물론 민간 경제학자들도 상당한 개선이 이뤄졌다고 본다.
많은 정치 평론가들, 특히 이처럼 잘못된 인식이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부추긴다고 믿는 좌파 인사들은 언론이 경제에 대한 대중의 무지를 방관하고, 그릇된 인상을 심어주었다며 분노를 터뜨린다. 필자는 언론인들이 일반적으로 양호한 경제 수치보다 불량한 수치에 초점을 맞춘다는 데 동의한다.
비밀은 따로 있다. 언론이 부정적 편향성을 보인다면 그건 뉴스 소비자들 역시 나쁜 소식에 더 큰 의미를 두는 부정적 편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분노를 유발하는 콘텐츠를 클릭하고, 시청하고, 경청하는 습성을 보인다. 이 같은 인간의 부정적 성향은 단지 경제 뉴스나 뉴스 전반에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 수십년간 사회학자들은 정보에 접근하고 처리하는 방식에서 인간의 부정적 편향성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문서로 기록했다. 언론인들도 부정적 편향성에 반응한다.
특히 사용자들이 원하는 내용의 뉴스만 골라 접할 수 있는 소셜미디어와 특정한 정치적 의견을 메아리처럼 반복해 전달하는 에코 체임버(echo chamber) 매체들은 부정적인 뉴스에 대한 우리의 편견을 증폭시킨다. 예를 들어 민주당보다 공화당이 경제에 낮은 점수를 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따라서 당신이 선호하는 정치 집단에게 그들이 거둔 긍정적 성과를 적극적으로 알릴 것을 요구하고, 언론인들에게는 더 잘 하라는 압박을 가해야 한다. 일반 대중이 경제나 그 이외의 긍정적 소식에 관해 더 잘 알 수 있도록 개인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가장 유용한 방법이 있을까? 우선 우리부터 긍정적 뉴스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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