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기업의 고객 데이터를 매매하는 거래 시장 창설을 추진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일본 기업 약 100개사로 구성된 ‘데이터 사회 추진 협의회(DSA)’가 기업이 보유한 소비자의 상품 구매 내역과 위치 정보 등을 익명 데이터화 해 매매하는 시장 창설에 나선다고 20일 보도했다. 기업이 매매로 취득한 데이터를 서비스나 상품 개발에 활용할 수 있고, 일반 투자자도 거래에 참여해 수익을 꾀할 수 있다. 시장 기능을 활용해 기업의 데이터를 유통하는 것은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다.
이 같은 거래소의 필요성은 최근 인공지능(AI) 보급으로 기업이 대량의 데이터를 경영 판단에 사용하는 움직임이 확산하면서 더욱 강조되고 있다. 일본은 물론, 세계 주요 국가에서 기업 간 데이터 교환 구조는 아직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다.
닛케이에 따르면 공식 매매 시장을 통해 거래된 고객 데이터는 여러 방면에서 활용될 수 있다. 예컨대 철도회사의 승객 데이터로 유동 인구를 파악해 소매업이 출점 시 참고할 수 있고, 전자상거래(EC) 사이트의 구매 이력을 기업들이 상품·서비스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 현재는 데이터 수요·공급 당사자들이 개별적으로 상대를 찾아야 해 탐색 비용이 많이 든다. 계약 불이행 및 데이터의 질적 부실 문제 등도 있다. 반면, 시장이 형성되면 목적이 뚜렷한 매도인과 매수인이 모여 탐색 비용을 낮추는 한편, 제3 자로 거래소가 개입하기 때문에 데이터의 품질 확보 및 시세 파악에서도 강점을 지닌다.
DSA는 빠르면 2년 안에 시장 개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고객의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데이터는 개인을 식별할 수 없는 익명의 상태로 거래된다. 일종의 ‘데이터 이용권’을 매매하는 방식이 될 전망이며, 기업은 자사가 보유한 데이터 이용권을 상장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내년 1월 테스트 운영을 진행하면서 투자자의 수요 및 공모 가격 결정 방식 등을 검증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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