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6학년 담임교사가 학생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한 데 이어 1학년을 맡은 20대 여교사가 교실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유독 학부모 민원 등이 많아 기피 대상인 초 1·6학년 담임교사들의 안타까운 소식이 잇따르면서 붕괴된 교권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일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의 한 초교 담임교사 A(23) 씨는 18일 오전 학교 안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A 씨는 학부모 민원 등으로 평소 어려움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경찰은 고인의 일기장 등을 확보해 정확한 이유를 파악하고 있다. A 씨는 지난해 3월 교직 생활을 시작한 2년 차 교사다.
서울교사노조는 동료 교사의 제보를 통해 “고인은 학교생활에 대해 ‘지난해보다 10배 정도 힘다’고 말했다"며 "지난주 고인이 맡은 학급의 학생이 뒤에 앉은 (다른) 학생의 이마를 연필로 긁었다. (긁힌 학생의) 학부모는 교무실로 찾아와 고인에게 ‘교사 자격이 없다’ ‘애들을 어떻게 케어하는 거냐’고 강하게 항의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지난달 말 발생한 교사 폭행 사건뿐 아니라 이번 일 역시 교권 붕괴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교육부에 따르면 교권 침해 심의 건수는 2018년 2454건에서 지난해 3035건으로 5년 사이 23.6%나 늘었다. 같은 기간 학생(학부모 포함)에게 폭행을 당한 교사도 1133명에 달한다. 이처럼 교권이 무너진 상황에서 수업 외의 과중한 행정 업무 등으로 올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조사한 교사 만족도는 23.6%로 역대 최저까지 떨어졌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전국 시도교육감 간담회에서 “최근 (폭행과 극단 선택) 사안들은 우리 사회가 학생의 인권과 학습권 보장에 비해 교사의 권리 보호와 학생 지도 권한을 균형 있게 확립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던 것이 근본 원인이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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