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무성이 1일 한국이 제주에서 개최한 다국적 해양차단훈련 ‘이스턴 엔데버 23’을 비난하며 “봉쇄를 기도하면 선전포고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위협했다.
김선경 외무성 부상은 이날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과 남조선 괴뢰들이 우리를 자극하는 불장난 소동에 계속 매여달리고 있다”면서 전날 확산방지구상(PSI) 고위급회의를 계기로 진행된 해양차단훈련에 반발했다.
올해 20주년을 맞은 PSI는 자발적 협력을 통해 대량살상무기(WMD) 물자가 국제규범을 무시하는 국가나 테러집단에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한 국제 공조 체제다.
김 부상은 PSI에 대해 “유사시 특정한 국가에 대한 전면적인 금수조치와 선제공격 준비를 완비하기 위한 극히 위험한 군사연습이라는 것은 너무도 명백하다”며 “영유권 문제로 인한 분쟁이 지속되고 있는 예민한 수역과 인접하고 있는 사실은 이번 해상차단훈련이 우리 주변국들을 압박하기 위한 다목적 성격을 띠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훈련이 진행된 제주 공해가 중국과 일본이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와 가깝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를 두고 북한이 한미일 안보 공조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지원을 유도하는 등 여론전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부상은 대만해협 문제도 언급하며 “이번 훈련은 동북아시아 지역 정세를 더욱 격화시키는 촉매제로 될 것”이라며 “동북아에서 파국적인 군사적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이 날로 현실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PSI가 ‘반미 자주적인 나라들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이라며 “전 세계에 대량살육무기를 거리낌 없이 전파하고 있는 미국이 ‘전파방지’를 운운하는 것이야말로 적반하장의 극치”라고 비난했다.
김 부상은 “만일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이 우리 국가를 상대로 그 어떤 적대적인 봉쇄행위를 기도하거나 우리의 신성한 주권을 조금이라도 침해하려 든다면 공화국무력은 우리에 대한 선전포고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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