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지지율이 하향 동조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여당의 새 지도부가 정부와 밀착하며 국정과제 추동력을 내려했지만 주69시간 근로제, 한일정상회담 성과 논란 등의 악재로 ‘당정일체’ 방침에 역풍이 불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민생 등을 겨냥한 ‘정책 역량 강화’ 승부수로 지지율 반등을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국갤럽이 21~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조사한 결과 3월 넷째 주 국민의힘 지지율은 34%를 기록했다. 약 두 달 만에 더불어민주당(35%) 지지율에 뒤처진 것이다. 이는 새 지도부 출범 직전(3월 첫째 주 39%)과 비교해도 5%포인트 떨어진 수준이다. 이번 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 평가 응답 비율은 여당 지지율과 동일한 34%였다. 전주 대비 1%포인트 반등했지만 이달 첫째 주(36%)에는 못 미쳤다.
김 대표는 ‘당정 유기적 화합’을 강조해왔다. 특히 “당정은 곧 부부 관계”라며 긴밀한 국정 운영 체계 필요성을 설파했다. 그런 차원에서 정부의 강제징용 피해자 제3자 배상 해법 발표, 근로시간 유연화 추진 정책에 대해 여당 차원에서 적극 지지했다. 당정이 완전히 한 배를 탔다는 인상을 준 것이다. 정부와 여당의 적극적인 설득에도 불구하고 아직 해당 쟁점 사안에 대해 찬반 여론이 극심하게 엇갈리면서 당정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게 됐다.
김 대표는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민생 정책을 발굴해 지지율을 만회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당내 민생희망특별위원회를 설치한 김 대표는 박대출 정책위의장 임명을 계기로 유명무실화된 정책위원회 산하 6개 정책조정위원회도 복원할 방침이다. 박 정책위의장은 “정조위의 정책 조정 기능을 내실화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다”며 정책위 부의장 정수 확대 등 구체안은 지도부와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최근 헌법재판소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결정 여파와 관련해서도 정부에 대한 적극 엄호에 나섰다. 헌재가 검수완박 입법의 절차적 위법성(국회법 위반, 헌법상 다수결 원칙 침해)을 지적하면서도 해당 입법 자체는 유효한 것으로 결정하면서 민주당이 검수완박을 무효화하려했던 정부 및 여당에 대한 공세를 높이자 김 대표가 직접 전면에 섰다. 김 대표는 26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우리법연구회 등 출신의 헌재 재판관들을 겨냥해 “정당 하수인 노릇을 한 당신들이 재판관을 참칭하는 것에 대해 깊은 분노를 표한다”며 “역사는 곡학아세한 당신들을 몰염치 혐의로 징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한국갤럽 여론조사의 오차 범위는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다. 무선(95%)·유선(5%) 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8.4%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