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법 개정안(노란봉투법)이 안건조정위 문턱을 넘으면서 최종 통과까지 급물살을 타게 됐다. 여당은 물론 재계와 중소기업계는 한목소리로 노란봉투법 강행 방침에 우려를 표하고 있지만 야당은 원내 1당의 의석수를 내세워 속전속결 처리를 노리고 있다.
노란봉투법은 21일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다뤄진다. 환노위 전체 위원 16명 중 국민의힘 위원은 6명에 불과해 무난한 통과가 예상된다. 노란봉투법이 환노위 전체회의를 통과하면 법제사법위원회로 넘어가게 된다. 다만 법안의 안건 상정·처리 권한을 가진 위원장이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이어서 단독 의결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에 야당은 법사위 논의가 지연될 경우 환노위에서 본회의 직회부를 요구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국회법상 법사위로 간 법안이 이유 없이 60일 이상 처리가 지체되면 소관 상임위에서는 법안의 본회의 부의를 직접 요구할 수 있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협의의 정신을 어겼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임이자 의원은 “안건조정위 회부는 90일 동안 충분히 논의해서 합의를 이뤄내라는 합의 정신에 입각해 시간을 주는 것”이라며 “공개 토론하고 앞으로 논의하자고 했다면 이렇게 분노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야당의 독주에 재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앞서 중소기업중앙회는 논평을 내고 “근로자 파업권은 헌법에 명시된 기본권이지만 불법 파업까지 법으로 보호하는 것은 오히려 헌법에 위배되는 것이고 합법적으로 활동하는 대다수 노동조합을 외면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안건조정위를 패싱하며 단독으로 법안을 통과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1대 국회 이후 쟁점 법안을 단독으로 통과시킬 때마다 물의를 빚어 출당시킨 무소속 의원들을 우군으로 활용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정부 여당이 반대한 양곡관리법을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강행 통과시킬 때는 민주당 출신의 윤미향 무소속 의원이 참여했다. 그보다 앞서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 박탈) 관련 법안이 통과될 때는 민주당 출신 민형배 무소속 의원이 나서 안건조정위를 무위로 만든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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