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발표한 집세는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통계청은 지난해 소비자물가지수가 1년 전보다 0.5% 올랐다고 밝혔다. 전월세는 소비자물가지수를 산정할 때 전체 460개 품목 가운데 가장 높은 가중치가 부여된다. 전월세 수치가 현실에 맞게 제대로 반영됐다면 소비자물가지수가 달라졌을 것이고 경제 상황에 대한 진단도 바뀔 수 있다.
통계는 정책 수립에 필요한 기초 데이터다. 기초 자료가 잘못되면 진단과 처방까지 그르친다. 문재인 정부는 그동안 24번의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면서 집값이 오르는 것은 일부 투기 세력 탓이라며 이들을 잡기 위한 규제에 집중했다. 혹시라도 공급이 충분하다는 잘못된 통계 수치를 입력한 결과는 아닌지 의심스럽다. 통계청은 얼마 전 부동산원의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문제가 있다고 해놓고서 정작 통계 품질 평가에서는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줘 신뢰성 논란에 휩싸였다. 통계청은 신규 세입자의 전월세 가격 등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도록 통계 수치를 바로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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