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대한해협해전 전승 70주년 기념행사

생존 참전영웅과 유가족 등 참석···공군 블랙이글스 축하비행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전쟁 당시 해군의 첫 승전으로 기록된 ‘대한해협해전’에 참전한 전쟁영웅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해군은 25일부터 26일까지 해군작전사령부와 부산 일원에서 이종호 해군작전사령관 주관으로 ‘제70주년 대한해협해전 전승 기념행사’를 열었다.

올해 행사는 특별히 시가행진과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의 축하비행도 진행됐다.

기념행사에는 생존해 있는 전쟁 영웅 5명과 유가족들이 참석했다. 대한해협해전 당시 백두산함 갑판사관이었던 최영섭(93·예비역 대령·해사 3기) 당시 소위, 조타사 최도기(91) 당시 이등병조와 장학룡(90) 당시 삼등병조, 갑판사 최효충(91) 당시 이등수병, 탄약운반수 황상영(88·전 한국해군동지회장) 당시 이등수병이 참석했다.

유가족으로는 백두산함 함장을 지낸 고 최용남 중령의 장남 최경학(68)씨와 고 전병익 이등병조의 여동생 전광월(84) 씨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전승기념식에서는 최고 예우를 뜻하는 예포 21발과 참전 용사들에 대한 경례를 시작으로 백두산함 승조원과 유가족을 소개해다.



부석종 해군참모총장은 해군작전사령관이 대독하는 기념사를 통해 “백두산함 참전용사들은 살아있는 승전의 역사이며 우리나라를 구한 영웅이다”면서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나라를 지키기 위해 헌신한 백두산함 승조원들의 고귀한 희생정신과 필승의 정신을 가슴에 되새겨 ‘필승해군’, ‘선진해군’을 건설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영섭 예비역 대령은 “삼면의 바다를 지키겠다고 자진해 나선 해군장병과 그 가족들이 푼돈을 모아 백두산함을 사왔다”며 “이 배가 6월 25일 그날 조국 대한민국을 지키는데 결정적 역할을 해냈다”고 회상했다.

대한해협해전은 해군 최초의 전투함인 백두산함이 1950년 6월 25일 오후 8시 12분 부산 앞바다에서 적선을 발견하고 교전을 벌여 다음날 오전 1시 38분께 침몰시킨 해전이다.

교전 과정에서 김창학 삼등병조, 전병익 이등병조 등 2명이 전사하고 부상자가 발생하는 피해를 입기도 했다.

당시 현장에서 전우들의 죽음을 지켜본 최영섭 예비역 대령은 “전병익 이등병조는 죽는 순간까지도 적선의 격침 여부를 물었다”며 “또 김창학 삼등병조는 ‘끝까지 함께 싸우지 못해 죄송합니다’라고 말한 뒤 마지막 힘을 모아 ‘대한민국’을 외치면서 눈을 뜬 채 숨을 거뒀다”고 증언했다.

전병익 이등병조와 김창학 삼등병조에게는 1952년 12월 1일에 을지무공훈장이 추서됐다. 해군은 윤영하급 유도탄고속함 14번함과 18번함을 각각 김창학함, 전병익함으로 명명했고 이들은 군함으로 부활해 우리 영해를 수호하고 있다.
/김정욱기자 [e-mail]